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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아저씨와 마실 나온 굼벵이.-2학년 가을들살이3
작성자 : 작은나무
  수정 | 삭제
입력 : 2015-10-18 21:58:08 (7년이상전),  수정 : 2015-11-10 14:29:36 (7년이상전),  조회 : 542
2015년 10월 15일 날씨: 들국화 향기 진하고 하늘은 푸르다.

제목: 일하는 아저씨와 마실 나온 굼벵이.

어젯밤도 교사들은 거실과 방을 여러 번 오갔다. 어제의 나들이 피로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일찍 잠들어서 일까? 오늘 아침 더 일찍 일어났다.

전등사 나들이 가는 날, 여전히 나와 가랑비에게 버스 시간이 관건이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오늘은 버스를 타긴 탔다. 한 번 갈아타긴 했지만 말이다.
아이들도 어제와 다른 가뿐한 출발이 기분 좋은 모양이다. 아침에 힘들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전등사, 사람이 많다. 중고등 또는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마이크 쓰고 설명하는 안내자를 열심히 따라 다닌다.
전등사의 역사, 나부상과 목어, 600년 된 은행나무.
들살이 준비하며 아이들에게 전등사가 381년에 지어진 절이고 나부상 이야기와 은행나무 이야기는 들려주었다.
나부상을 찾고 거대한 은행나무를 보며 내가 해준 옛이야기를 기억해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다름 아닌 우물이었다. 동전 깔린 우물.
거기서 장난치다 보살님께 야단맞고 그 물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참 들어야 했다.
나는 멀리서 가만히 지켜봤다. 국화꽃 시주를 받은 전등사는 법당 앞에 국화꽃이 많았다.
전등사를 한 바퀴 돌고 한쪽에 자리 잡고 점심을 먹었다.
아이들이 마냥 뛰어놀기에도, 뭔가 공부를 하기에도 애매한 곳이다.
어쩔까하는데 들어오는 입구 나들길 지도를 보며 아이들이 어제 갔던 길을 이야기 했었다.
그래서 오늘 전등사에서 시작해 우리 숙소가 있는 곳까지
나들길 3코스를 걷는 데까지 걸어보기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다.
나도 처음에는 걷다가 버스를 탈 생각이었다.

핸드폰 지도를 살펴가며 길을 걷는다. 이정표가 있지만 3코스를 걸어 숙소까지 가기에는 무리다.
지름길을 선택하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저수지가 있는 길정리로 길을 잡았다. 날이 제법 덥다.
아이들이 버스타자고 아우성이다. 지금 버스타면 숙소에 너무 일찍 도착한다.
저수지 이야기를 하며 어제 그 갯벌에서의 즐거움을 떠올리게 한다.
전등사에서 출발해 두 시간을 걸어 도착한 길정리 저수지. 가물어 그런지 물이 많이 줄은 듯했다.
고생 끝에 낙이라고 아이들이 물을 보니 들어가진 못해도 기분 좋아 한다.
그곳에서 간식을 먹고 한 시간 정도 놀았다. 돌아가는 길, 정휴의 모습을 보고 김가연이 말한다.
“일하는 아저씨 같애.” 기분 나빴는지 정휴가 말한다. “야, 넌 마실 나온 굼벵이 같거든.”
일하는 아저씨와 마실 나온 굼뱅이 같으 모습으로 우리는 아주 오래 걸었다.

저수지, 거기서 버스를 타야 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버스는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
거기서부터 숙소가 있는 도장리 하룩까지 일곱 정거장을 걸어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 우리가 걸은 거리는 9키로 정도 된다.
우리가 그 길을 걷는 동안 숙소까지 한 정거장을 남겨두고 버스가 한 대 지나갔다.

돌아와 거실에 누우니 세헌이가 주변을 맴돈다.
“작은나무 힘들어?” “어, 힘들어. 왜?” “어제는 안 누웠는데 오늘은 누웠잖아.”
나도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했을까 싶어 오늘 걷게 한 게 좀 미안했다.

오늘은 저녁 마실이 있는 날이다. 밤하늘에 별이 많다. 밤공기가 좋다.
마지막 밤 내일 집에 간다는 생각에 서진이의 울음도 오늘은 짧았다.
 







































































엄마가 보고싶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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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 2015-10-20 07:50:49 (7년이상전)) 댓글쓰기
난 왜 뜨끔 한겨!
가랑비♡ ( 2015-10-20 09:38:25 (7년이상전)) 댓글쓰기
버스와의 사투를 벌였던 이틀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네요..무사히 끝나서 참 다행이예요. 사진으로 다시 보니까 즐거웠던 기억도 힘들었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작은나무~~ 밤마다 자기 전에 사진정리에 들살이 끝나고도 올리느라 힘들었죠~ 어깨 주무르기 권법♡♡ 1인1닭하러 가요 ~
징검~ 아이들 재우느라 잠도 못자고 힘들었죠~~~~ 우리 무사히 끝내서 정말 다행^^!
요술봉(가연서연맘) ( 2015-10-20 14:53:05 (7년이상전)) 댓글쓰기
보자마자 버스안타고 숙소까지 걸은 이야기를 하네요. 엄청 뿌듯해하며...^^
일하는 아저씨, 마실마온굼벵이... 언어쎈스들이 장난이 아니네요. 아이들에게 한수배워야겠어요~~ㅎㅎ
딸기꽃-용준아현맘 ( 2015-10-22 10:39:38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마냥 좋다가도, 어느 순간 나를 악마로 만들어 버리는 이 아이들이 귀엽다..^^
호건엄마(카라) ( 2015-10-26 17:05:0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와 2학년 형님과 어니들 대한해요 9키로 도보 어떻게 해냈을까요 대단합니다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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