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커뮤니티 가입하기

카운터

Today : 1,015
Total : 1,022,259
"여기 오길 잘했어."- 2학년 가을들살이2
작성자 : 작은나무
  수정 | 삭제
입력 : 2015-10-18 21:45:32 (7년이상전),  수정 : 2015-10-18 21:47:01 (7년이상전),  조회 : 408
2015년 10월 14일 화요일 날씨: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시원하다.

제목: “여기 오길 잘 했어.”

6시가 안됐다. 아이들의 속닥이는 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는 그리 곤하지 않았나보다.
다들 7시도 안됐는데 잠이 깼다. 거의 한 숨도 못잔 징검을 비롯해 맛단지까지 나서서
우는 아이들 달랜 그 밤이 우리는 참으로 길었다.

오늘 1학년은 마니산으로 나들이가고 2학년은 나들길을 걷기로 했다.
나와 가랑비는 일어나자마자 버스시간부터 알아본다. 어떤 버스도 도착시간이 뜨지 않는다.
화도터미널에서 시작되는 나들길 7코스. 여기서 화도까지 버스로 십여분이다.
한 시간에 한 대는 있다고 했으니 어쨌든 아침을 먹고 9시 20분 길을 나선다.
그 전에 아이들에게 찻길에서의 주의 사항을 여러 번 이야기 한다.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스스로에게 긴장 놓지 말라 단단히 이르는 말이다.

역시나 버스는 오지 않는다. 터미널에 전화를 한다.
강화터미널에서 이쪽으로 나가있는 버스가 한 대도 없고 10시 반에 한 대가 나간단다.
시간을 몰라 강화도 주민도 안타고 다닌다는 그 버스. 성질이 난다.
아이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터미널에서 알려준 탑재 삼거리까지 네 정거장을 걸어가기로 했다.
버스보다 걸어가는 게 더 빠른 곳이다. 아이들은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잘 따라와 주니 고맙다.
‘우리끼리 가는 나들이’ 동생들 없는 나들이가 아이들은 참 좋단다.
터미널에서 일러준 탑재 삼거리까지 왔으나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마침 농협 트럭 한 대가 지나간다.
‘히치하이킹’ 내가 이걸 해보게 될 줄은 몰랐다.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 차를 잡았다. 고맙게 서준다.
화도터미널에 간다고 해 모두 트럭에 올라탔다. 아이들이 신이 났다. 10분도 안되어 도착했다.
숙소에서 나와 나들길 출발지점까지 한 시간 20분이 걸렸다. 10시 40분 길을 걷기 시작한다.

굴곡 있는 마을길을 지나는데 산길은 언제 나오냐한다.
도토리, 나무열매, 가을꽃이 지천인 숲길을 걸을 땐 언제 바다가 나오냐한다.
힘들다하는 아이들을 달래며 내가 쓴 당근은 “오늘 바다 볼 사람?” 이었다. 7코스 20키로를 모두 걷는 건 무리다.
바다가 나오면 멈춰 놀아야 겠다 했는데 아무리 걸어도 바다가 나오지 않는다.
산길 모퉁이를 돌 때 저 멀리 잡히지 않는 바다가 보일 뿐이다.
가랑비와 함께 열심히 길을 찾고 시간을 어림잡고 그렇게 가다 보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힘들다 하지만 가는 길 곳곳에서 꽃을 따고 밤을 줍고
막대기를 휘두르고 벌레를 만나고. 모퉁이마다 트인 공간에서 저기를 보라며 내 손을 이끄는 아이들이다.
그렇게 걸어 두시 반 일몰 조망지 부근에 도착했다. 짐 풀고 노는데 신 신고 놀기는 감칠맛이 난다.
신 벗고 게 잡고 물 만지고 모래 장난도 하고 아이들이 신이 났다.
여기 오길 잘했다는 가연이의 한 마디에 내일 또 오자는 용준이의 한 마디에 내 마음도 즐겁다.
걸으며 힘들었던 것쯤은 모두 잊은 듯하다.
숙소에서 출발해 오늘 걸은 거리를 생각해 보면 족히 11키로는 걸은 것 같다.
많이 쉬지도 않았으니 아이들이 정말 대단하다.

많이 곤했는지 2학년은 9시에 거의 잠이 들었다.
해질 무렵 여전히 엄마를 향한 그리움에 못내 눈물을 보인 서진이, 마음이 짠했다.
하진이는 이렇게 걷는 게 처음인지 제일 먼저 곯아 떨어졌다.
여전히 눈시울을 붉히며 울지 않으려 연신 눈을 비비며 말이다.
 













































































이름


비밀번호
코끼리1 ( 2015-10-19 23:27:08 (7년이상전)) 댓글쓰기
첫째는 엄마보고 싶어 울었다하면 맘이 짠~~ 하던데... 좀 크니 들살이는 가기는 싫지만 재미있고... 즐기는 듯도 하던데...
사진을 보는 나는 그저 이렇게 노는게 부럽다...
딸기꽃-용준아현맘 ( 2015-10-22 10:27:5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사진을 내려보다 서진이 글 보니 '나는 웃음이 나는데',버들은 맘이 아프겠다.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570
계절을 따라- 1,2학년 가을들살이4 [9] 작은나무 2015-10-18 615
1569
일하는 아저씨와 마실 나온 굼벵이.-2학년 가을들살이3 [5] 작은나무 2015-10-18 541
1568
"여기 오길 잘했어."- 2학년 가을들살이2 [2] 작은나무 2015-10-18 408
1567
하루이야기 작은나무 2015-10-18 228
1566
"여전히 가방이 돌덩어리군"-1,2학년 가을들살이1 [2] 작은나무 2015-10-18 411
1565
하루이야기 작은나무 2015-10-18 223
1564
"우리 아빠는 오백만 원 벌어~" -2학년 이야기 [4] 작은나무 2015-10-07 590
1563
웃음꽃반 말과 글 "폐목재 숲을 살리다" [1] 별똥 2015-09-30 411
1562
추석 잔치 이야기 강가 2015-09-25 299
1561
3학년 수학수업 bys6701채송화 2015-09-24 300
1560
6학년 졸업여행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 입니다. 별똥 2015-09-24 518
1559
웃음꽃반 말과 글 "나의 머릿속 지도 그리기" 별똥 2015-09-24 418
1558
웃음꽃반 9월 주제학습 활동 "나무공예물 만들기" 별똥 2015-09-24 685
1557
책 읽어주기 [1] bys6701채송화 2015-09-23 272
1556
오늘부터 장터준비 합니다. 달님(이화전) 2015-09-16 261
1555
허니버터반 양지산 나들이 [1] 자연 2015-09-16 328
1554
강아지풀에게 인사 - 나태주 - 아미 2015-09-15 411
1553
<창가의 토토>를 읽고 - 6학년 별똥 2015-09-15 485
1552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을 읽고 -웃음꽃반 [1] 별똥 2015-09-15 411
1551
사진찍기 [1] bys6701채송화 2015-09-10 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