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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졸업들살이-신국(新國) 여행기 1탄
작성자 : 파도(한상윤)
  수정 | 삭제
입력 : 2009-12-26 23:19:19 (7년이상전),  조회 : 351

해보내기 잔치의 흥분과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6학년들과 함께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간
신라의 고도, 요즘 한창 잘나갔던 그곳,신국(新國)의 무대인
경주로 졸업들살이를 다녀왔습니다.
매년 졸업들살이가 다 좋았었지만
특히 이번 졸업들살이는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2박 3일간의 졸업 들살이 속으로
다시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실 이 글은 두번째 쓰는 글입니다.
장장 다섯시간 동안 작성한 글이 등록버튼을 누르자마자 날아가버리는
초유의 사태를 좀 전에 겪은 뒤 패닉상태에 빠져서
to be or not to be를 중얼거리다 겨우 아이들 얼굴을 떠올리고는
다시 마음을 추스려 글을 씁니다.
첫 번째 글만큼의 절절함이 나올까 참으로 아쉽지만
그래도 써 보겠습니다.
이 XX같은 공동육아 사이트 같으니!!!)

  이 빵꾸똥꾸야!!!!!  내 글 돌리도!!!

 


21일

원래는 부천에서 경주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 했으나

5시간의 여정이 아이들에게 너무 피곤하다는 부모님들의 의견이 있어

치열한 토론 끝에 KTX를 타고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산학교 역사상 두번 다시 탈 일이 있을지 없을지 불분명한

멀고도 먼 그 이름, KTX.

 

KTX는 동대구역까지만 가기에

환승을 해서 경주역까지 가야 했습니다.

동대구역에 내린 우리들은 참으로 놀라운 것을 보게 됩니다.

'고모네' 역은 실제로 있었습니다!

해보내기 연극은 환타지가 아니었습니다. 고모네 역 다음에는 분명 옆집과 느티나무역이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KTX의 힘으로 세시간만에 도착한 그곳.

아, 경주.

신라의 고도라는 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신비스러움이 깃든 도시.

인간의 도시이면서 다른 세계와 반 발짝쯤 걸치고 있는 듯한 도시.

한 일년쯤 전세집 얻어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그 속을 노닐고 싶은 도시.

.......그 경주에 아이들과 함께 드디어 발을 딛었습니다.

우리의 여행은 이제 시작되었지요.

 

금강산도 식후경, 제 아무리 경주라도 식후경.

경주역 바로 앞에 있는 시장에 있는 작은 분식점으로 들어갑니다.

어느 동네를 가건 시장통에는 한번쯤 들러야 그 동네의 진짜 사람내음을 맡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배고프신 분들 죄송합니다...;;

떡볶이는 맛있었습니다. 그러니 대통령도 틈만 나면 먹으러 돌아다니겠지요?

 

배를 채우고 첫 번째로 간 곳.

이러니저러니 해도 축구는 브라질, 경주는?

그렇습니다. 불국사입니다.

느낌 좋고 분위기 좋은 절들 더 많지만 어쨌든 불국사는 최고의 걸작입니다.

그나저나 여행 내내 이렇게 들러붙었던 니들,

이러기엔 이제 너무 컸잖니.

 

경내로 들어서니 범상치 않은 수의 인간 군상들이 절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돈만 내고 들어왔지 폭도에 가까운 언행을 보이는 아이들.

절로서의 기능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듯 합니다.

(신종플루 때문에 연기되었던 수학여행을 이제 왔다는군요. 하필 왜! 지금! 경주에!)

 

정상적으로 아이들과 건축물의 예술성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든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아이들은 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얘기 하나하나를 귀 기울여 열심히 들었지요.

생각해 보니 드라마의 영향도 매우 큰 듯 합니다.

미실의 힘, 아니 선덕여왕의 힘입니다.

다보탑은 수리중이었습니다.

수리야 필요하니까 하는 것이겠지만

아파트 재건축 현장 같은 곳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아이들과 진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

석가탑.

완벽한 세련미의 극치.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

아이들이야 당연히 '그래? 이게 그렇게나 대단한 거였어?' 하였지만

가히 탑(塔) 중의 탑(top)이라 할 만 합니다.

 

아이들이 더 관심을 보이는 건 오히려 이런 거겠죠.

불국사의 아이돌. 극락전 복돼지.

 

2박 3일간의 짧은 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동선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잡다보니 불국사라는 신라의 클라이막스부터 보게 되었지만

제대로 경주를, 신라를 음미하려면 여유 있게 시간을 잡고

혁거세 시절부터 천천히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오늘 숨가쁘게 본 이 불국사라는 절이

왜 그토록 유명하며 입장료를 무려 4000원이나 받는지,

우리가 눈으로 방금 본 그것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 유산인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오늘은 일정상, 그리고 폭도들의 등쌀에 밀려 불국사를 떠납니다.

 

숙소인 토비스 콘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깨끗합니다.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는 것과(불국사하고는 가깝습니다) 직계가족이 아니면 추가로 돈을 받는 점을 빼면

지내기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사진은 우리가 묵은 25평형. 방 2개, 거실겸 주방이 있습니다.

5인 기준에 맞춰 세팅이 되어 있어 밥 먹을 때마다, 잠잘 때마다 부족한 1인분 때문에

치열한 복불복을 해야 했습니다.

 

부모님들이 바리바리 싸 주신 쌀과 반찬으로 식사는 아주 자알 했습니다.

모든 복불복을 다 헤치고 의자와 수저를 쟁취한 자의 여유.

참고로 저는 3일 내내 찻숟가락으로 밥을 먹었습니다.

 

식후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숨바꼭질을 합니다.

왜 아이들은 콘도만 오면 숨바꼭질을 할까요.  연구해 볼 만한 주제입니다.

 

숨바꼭질 후, 오늘의 하이라이트.

제가 졸업여행을 오면 아이들과 하는 게 있습니다. 뭘까요?^^

사진을 보고 포카판을 연상하시는 당신은 아저씨아줌마!

 

짜잔~그렇습니다. 타로입니다.

'.....그, 그래? 이게 타로란 말이지?'라는 분들을 빼고

'허걱! 파도가 타로도 할 줄 알았어요? 세상은 너무 불공평해!'라고 탄식하실 분들을 위해 미리 말씀드리면,

사실 전 타로를 믿지도, 제대로 볼 줄도 모릅니다.

타로를 잘 보는 건 우리 마누라, 전 곁에서 아...저런 게 있구나...정도로만 이해했을 뿐이죠.

근데 무슨 배짱으로 애들 앞에서 타로를 펼치느냐?

타로는 대화와 소통에 아주 좋은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다소 무거운 자신의 고민과 꿈들을 타로라는 매개를 통해 좀 더 쉽게 터놓고

자신이 스스로 답을 찾게끔 도와주는 도구라고....전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도 애들마다 운명의 카드를 찾아주며 썰을 풀었습니다.

세진이의 운명의 카드. 미네르바입니다.

두근두근...내 카드는 뭘까나?

보통 아이들에게 처음 카드를 보여주면 두려움이 앞서기에

미리 카드를 보여주고 간단한 설명과 느낌 나누기를 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거창한 주제를 하지 않고

다소 가벼운, 심심풀이 내용부터 재미로 보았습니다.

종은 : 내가 나중에 어떤 차를 사게 될 지 알고 싶어.

아이들 : ...............차가 바퀴밖에 없네....옆사람은 가위까지 들고 있어...

 

채륭 : 내년에 두산과 LG(프로야구)의 성적을 알고 싶어요.

(참고로 채륭이는 두산팬, 저는 LG팬입니다)

좌측 : 두산, 가냘프디 가냘픈 오른손 투수...떨어지는 꽃, 그리고 성적...?

우측 : LG, 강력한 포스가 느껴지는 왼손 투수. 번개와 같은 강속구?

'타로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준다'고 하던데, 정말 맞는 말인 듯 합니다.

 

타로 후 야식을 먹으며 수다의 시간.

이후 오늘 일정의 진짜진짜 하이라이트. 아이들이 떠나기 전부터 졸랐던 그 시간.

바로.....

아....선덕여왕....

경주에서 보는....!!!

아이들 쓰러집니다....

다짜고짜 비담이 난을 일으킵니다.

저는 사실 여행 와서 선덕여왕을 처음 보지만

대략의 흐름과 인물들은 알겠더군요.

근데 이 다음이 마지막회??!!

암튼 내일은 드라마가 펼쳐진 바로 그 무대를

본격적으로 누비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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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 2009-12-26 23:51:2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와~ 흥미진진
은행나무김동길 ( 2009-12-27 17:18:4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음...화면 캡쳐까지 해서 빵꾸똥꾸 올리신 걸 보니 얼마나 데미지가 컷는지 짐작이 갑니다.....심심한 위로를....
꼬박 ( 2009-12-27 23:01:56 (7년이상전)) 댓글쓰기
파도가 타로까지 점령하셨군요. 방중에 부모들 타로 점 한 번 봐주시오~ 파도가 있어 졸업여행기는 더 풍성해지고 유쾌하게 마무리 되는군요~
포도나무 ( 2009-12-28 13:33:02 (7년이상전)) 댓글쓰기
고마운 여행입니다. 산학교 6년을 마무리하는 여행~ 아주 즐겁고 보람찬(?) 여행이었던듯 합니다. 특히 볼불복이 인상적이라는 문주의 평!! 근데 다녀온 곳은 잘~ ㅡ.ㅡ;;
파도! 고맙습니다. 많이 많이요~~~
휘파람 ( 2009-12-28 17:42:3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어...너무 재미있잖아~
다음편 기대합니다.^^
빨간콩 ( 2009-12-30 14:08:25 (7년이상전)) 댓글쓰기
파도가 넘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음 폭도들이 있었다니...
넝쿨,종은엄마 ( 2010-01-03 13:25:16 (7년이상전)) 댓글쓰기
졸업들살이가 벌써 작년이라니... 파도 아이들 데리고 고생많으셨습니다. 들살이를 드라마를 보듯 재미있게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아이들 평생 기억에 남는 여행이였을거예요. 감사합니다.
하드 ( 2010-01-27 01:19:07 (7년이상전)) 댓글쓰기
고생많으셨습니다 다음편 기대합니다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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