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커뮤니티 가입하기

카운터

Today : 146
Total : 1,016,245
작성자 : 작은나무
  수정 | 삭제
입력 : 2016-05-22 01:28:09 (7년이상전),  조회 : 193
2016년 5월 17일 화요일 날씨: 땡볕 더위, 시원한 바닷바람.

-봄 들살이 첫날

가연(김): 혜주야, 입을 벌리고 바람을 먹어봐~
혜주: 아~ 히히히

선착장에서 숙소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하루에 네 번 있는, 숙소까지 들어가는 버스.
못 탈 생각하고 한 시간에 한 대 있는 버스라도 무사히 타자,
숙소까지는 40분만 걸으면 된다. 그렇게 계획했다.
그런데 운이 좋다. 버스 시간이 맞아 땡볕에 걷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들살이 첫날 일정은 길 위에서의 경험이 크다.
그런데 이 번 첫날은 너무 수월한 게 아닌가싶다.
여러 번 갈아타는, 세 시간 넘는 대중교통이 열 살에겐 무리다 판단했다.
그래서 부모님들의 차를 타고 선착장까지 왔다.
뱃멀미를 경험할 정도로 배를 오래 타지도 않았다.
거기다 하루에 몇 대 안 들어가는 버스를 이리 운 좋게 타게 되었으니.
아이들의 들살이 경험 중 아마도 제일 편하게 목적지에 온 날이 아닐까 싶다.

열린 버스 창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가연이가 혜주에게 말한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창가에 앉지 못해 아쉽다.
나는 첫 길이 너무 수월해 재미가 없다 싶은데 아이들은 신이 났다.
배타고 갈매기도 보고 말이다. 혜주는 배가 무서워 울었다.
배의 엔진소리가 커지자 혜주울음 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십분도 안 되어 석모도에 도착했다. 혜주에겐 다행이었다.
쉽게 온 길, 제 가방이라도 매고 숙소에 들어가자 했다.
그래서 바다 차에 실을 수 도 있는 가방을 모두 매게 했다.
‘들살이는 힘들어야 한다.’
뭐 이런 철학이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이래야 하는 원칙이나 규칙도 없다.
그저 제 몸 하나 건사할 짐의 무게를 길 위에서 조금씩 경험해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뿐이다.

숙소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도착하면 기운이 좀 빠져야 하는데 너무나 쌩쌩하다.
바닷가 언제 가냐고 보챈다. 바다는 갯벌일 줄 알았는데 물이 들어와 있다.
이맘때는 서너 시는 되어야 물이 빠진다고 한다.
물가에 가니 나와 바다는 긴장이 된다.
물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 첫날인데 벌써 갯벌에 발을 디딘다.
오로지 오늘의 목표는 갯벌에서 놀기였던 것처럼 신이 났다.

저녁 메뉴는 채원, 정휴, 동윤이가 준비하는 소고기 미역국과 계란 후라이다.
바다와 함께 저녁 당번이 먼저 숙소로 올라가고
나머지는 바닷가에서 더 놀다가 올라갔다.
해 질 녘 집이 그립다. 서진이가 운다, 혜주도 운다.
그래도 아홉 살 때 보다는 울음 끝이 짧다.

밥을 정~말 많이 먹는다.
잘 먹으니 좋은데 똥도 잘 싸야 할 텐데 은근 걱정이다.
집 나오면 볼일을 잘 못 보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이 들살이 얘기 할 때도
똥 싸는 거 가지고 놀리거나 그러지 않기로 이야기를 했었다.

잘 먹고 하루이야기 쓰고 오늘을 나누었다. 그리고 잠자리를 정했다.
복층으로 된 숙소는 이층과 일층에서 잘 수 있다. 이층에는 침대가 있는데
침대는 떨어지지 않을 사람만 자기로 했다.
덜 피곤했는지 쉬이 잠들지 않는다. 이야기책을 가져가지 못했다.
게의 종류와, 고둥의 종류, 바다 생물이 있는 도감 한 권 가져갔다.
밤게는 모양이 둥글고... 5센티미터되고...
도감 책을 이야기책처럼 읽어주게 될 줄은 몰랐다.
아이들은 신기하다. 이 설명조의 이야기를 듣고도 잠을 잔다.
그리고 다음 날 바닷가에서 내가 읽어준 내용을 기억하고 그것들을 찾아낸다.
다 천재다 ㅎㅎ
 

























































이름


비밀번호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670
모발모반 들살이 <모모의 후예> 2편 [3] 자연 2016-06-02 456
1669
모발모반 들살이 <모모의 후예> 1편 자연 2016-05-31 493
1668
1,2학년 들살이 둘째날 [1] 까치~ 2016-05-29 304
1667
하루이야기 까치~ 2016-05-30 242
1666
1,2학년 들살이 첫날 [1] 까치~ 2016-05-29 323
1665
하루이야기 까치~ 2016-05-30 261
1664
"끝이 안보여!"- 3학년 봄들살이 나흘 [1] 작은나무 2016-05-22 579
1663
"감동적이다, 고향의 맛이야."- 3학년 봄들살이 사흘 [3] 작은나무 2016-05-22 469
1662
하루이야기 작은나무 2016-05-22 232
1661
"바람처럼 빨리 갔으면 좋겠다."- 3학년 봄들살이 이틀 [4] 작은나무 2016-05-22 403
1660
하루이야기 작은나무 2016-05-22 213
1659
"입을 벌리고 바람을 먹어봐~"- 3학년 봄들살이 하루 [4] 작은나무 2016-05-22 483
1658
하루이야기 작은나무 2016-05-22 231
1657
작은나무 2016-05-22 193
1656
딩가딩가 시장놀이 영상 [3] 노을 2016-05-13 508
1655
모발모반 봄 들살이 "모모의 후예" 준비 완료! [2] 자연 2016-05-13 537
1654
모발모반 말과글 <바람을 닮은 아이>를 읽고 자연 2016-05-13 306
1653
한바퀴반 봄 들살이 준비 - 지역 조사 모둠 (이새나, 곽채은, 류해온, 강한결) [1] 노을 2016-05-11 588
1652
한바퀴반 봄 들살이 준비 - 천리포 수목원 조사 모둠 (박지우, 홍은결, 엄성민, 박상민) [3] 노을 2016-05-11 580
1651
한바퀴반 봄 들살이 준비 - 전통 보자기와 염색 조사 모둠(박수영, 홍정우, 정현서) [1] 노을 2016-05-11 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