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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다, 고향의 맛이야."- 3학년 봄들살이 사흘
작성자 : 작은나무
  수정 | 삭제
입력 : 2016-05-22 01:48:21 (7년이상전),  수정 : 2016-05-22 02:18:19 (7년이상전),  조회 : 470
2016년 5월 19일 목요일 날씨: 어제와 같음.

- 셋째 날.

피곤했을 텐데 여전히 일찍 일어나 속닥인다.
그러다 내게 혼났다. 아직 자는 사람들 있다고.
일곱 시가 안됐다. 내가 좀 더 누워 있고 싶은데, 역시나 안도와 준다.

오늘 아침은 계란찜을 했던 서연, 용준, 태환이가 준비하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엄마가 그러는데 김치만 맛있으면 김치하고 물만 넣어도 맛있다고 그랬어.”
김치찌개 끓이는 방법을 물었을 때 용준이가 그랬다.
그래도 난 맹물보다 멸치 다시 국물에 끓인 찌개가 먹고 싶다.
그래서 바다와 내가 챙겼다. 육수용 멸치와 다시마 ㅋㅋ 그리고 두부도.

“감동적이다, 고향의 맛이야!!”
“너, 고향이 어디야?”
“부천”
ㅋㅋㅋㅋ ㅎㅎㅎ
정휴와 아이들의 대화로 아침 밥상이 더 맛나다.
찌개가 정말 맛있다.

오늘은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날이다. 갯벌에서 원 없이 노는 날.
어제도 놀고 그저께도 놀았지만 오늘은 공식적으로 노는 날이니 더, 더 좋다.
펄에 물이 멀리까지 빠졌다. 아이들은 더 멀리가자 하는데 나는 자꾸 무섭다.
갑자기 물이 들어 올까봐, 웅덩이 같은데 푹, 깊이 빠져 못 나올까봐.
웅덩이엔 들어가지 마라, 작은나무 보이지 않는 곳에는 가지마라,
거긴 좀 위험해 보인다... 자꾸 제한을 둔다.
서연이가 저 멀리서 들어오다 못 가겠다며 펄 중간에 서서 대성통곡이다.
나는 괜찮다, 오라고, 올 수 있다고 말만하고 친구들은 저 멀리 가있고.
아이들이 어쩌나 보고 있는데 제 놀기에 바빠 친구가 우는지 어쩌는지 돌아 볼 틈이 없다.
해변에 있던 바다가 바지 걷어붙이고 들어온다. 바위에 가려 우리가 잘 안 보였나보다.
바다가 서연이 손을 잡는다. 말없이 같이 걷는다.
물속에 기어 다니는 생물들 밟을까, 물컹한 해파리 알도 많고, 친구들 없이 혼자고......
그러니 울 수밖에. 그 마음 먼저 알아줘야 하는데 나는 올 수 있다고 오라고만 하고.
나도 바다가 있어서 다행이다.
나와 다른 어른이 있어서 다른 방법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 말이다.

해변과 바다의 중간 쯤, 제법 멀리까지 갔다.
게 잡는다 바쁘더니 어느 순간 모두 갯벌에서 허우적거리며 논다.
나도 사진 그만 찍고 여자 아이들 틈에 앉았다. 두어 시간 노니 춥다.
펄에서 나와 씻는데 아직 찬물로 씻기엔 몸이 떨린다.
우선 해변 샤워기에서 대충 씻고 여자 아이들 먼저 숙소로 올라갔다.
그리고 모두 욕실로 바로 들어가 씻었다. 아니 씻겼다.
옷들은 한 번 헹궈서 밖에 널었다.
내가 그러는 사이 바다가 라볶기를 했다.
아이들이 이것 때문에 오늘을 더 기대했다.
펄 놀이 재미는 있었는데 아이들 씻는 거 도와주고
빨래 대충 헹궈 널고 난장판 된 욕실 정리하고 나니 팔이 후들거린다.

점심먹고 한 숨 잤으면 싶은데 여자 아이들은 인형 놀이에 빠졌다.
남자 아이들은 숙소 마당에 깔아 논 돌을 공삼아 생수 병으로 야구 놀이를 하고 있다.
우당탕... 바닷가 가고 싶다는 아이들 있어 다섯을 데리고 다시 바닷가로 나갔다.
물이 들어와 있다. 내복 입고 나간 세헌이와 정휴,
지나가던 사람들이 자꾸 쳐다본다. 4시에 내복 입고 바닷가 돌아다니는 건 좀 ㅎㅎㅎ

저녁은 두 가연이와 서진이가 준비하는 짜장밥이다.
서진이는 감자 썰고 엄마보고 싶어 울다가 또 일할 땐 안 울다가 또 울다가
그러더니 짜장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혜주도 밥 먹기 전 울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짜장밥은 두 그릇이나 먹었다.
우는 아이들에게 짜장이 달래주는 친구들보다 낫다.

도감을 읽어주며 세 번 째 밤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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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 2016-05-24 12:55:27 (7년이상전)) 댓글쓰기
1~2학년이 갔던 갯벌은 저 정도로 쑥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엄청나다 석모도 갯벌...!
재헌세헌맘 ( 2016-05-24 17:30:20 (7년이상전)) 댓글쓰기
나도 팩이 필요한대 ㅋㅋ
화니혜주아빠간지럼 ( 2016-05-25 07:54:2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사내아이들이 갯벌에서는 제대로 놀았군요. 씻기기가 만만치 않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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