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30일 물날
별 (곽재구)
모든 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머리칼을 지녔는지
난 알고 있다네
그 머리칼에 한 번 영혼이 스친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되는지도
오늘 말과 글 시간에는 곽재구시인의 <별>이라는 시를 함께 읽었습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시라는 생각도 들지만 시를 꼭 이해해서 읽는 것은 아니고 마음속에 감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제가 좋아하는 시라서 함께 읽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먼저 눈을 감아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 눈 감기 싫어하지만. 그리고 제가 읽어주는 시를 들어보도록 했습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나 마음에 울리는 소리가 있으면 나눠보자고 했습니다.
서연이가 “별들이 땅으로 머리카락처럼 내려오는 느낌이야.”
(이)다인이는 “징검이 모든 별이라고 할 때 밤하늘에 많은 별들이 떠올랐어.”
(최)다인이는 “별들이 계단처럼 총총총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 생각났어.”
지윤이는 “별들이 하늘에서 대롱대롱 쭉 내려오는 것 같아.”
겸이는 “별 부스러기가 사방으로 퍼지는 것 같아.”
라는 느낌을 나누고 여러 번 소리 내어 읽고 외워보려고 하였습니다.
읽다가 서연이가 “징검, 그런데 영혼이 스친다는 게 뭐야?” 그러자 (이)다인이가 “영혼이 뭐야?”라고 묻고 지윤이는 “영혼은 우리에게 있는거야.” (이)다인 “그러니까 우리한테 있는 영혼이 뭔데?” 지윤이는 가슴을 치며 “여기 있다고” 합니다.
내가 읽은 시 느낌을 그리며 아이들 이야기꽃이 핍니다. 어려운 시라서 걱정했는데 아이들 영혼을 흔들어놓긴 한 듯 합니다. ^^ 영혼에서 시작해서 우주로, 우주에서 사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말이 많습니다. (최)다인이는 교회에서 배운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른 아이들은 불교라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옆에서 아이들의 진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정답을 모르니 듣고 있는 입장으로.
아이들이 꽤 진지하게 사람에 대해, 신에 대해,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흐믓했습니다.
그렇게 한글은 놀이와 노래와 시를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림책도 틈틈이, 그림형제의 옛이야기도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
참, 부모님들 숙제 있습니다. 두 분 다 하고 아이(들)에게 검사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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