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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가을 들살이
작성자 : bys6701채송화
  수정 | 삭제
입력 : 2005-10-21 21:46:06 (7년이상전),  조회 : 314
아이들은 ktx을 타고 외암리 민속마을로, 전 제 차로 민속마을에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물가에서 안녕, 물레방아에서 안녕, 조그만 정자에서 안녕, 달님과 모모를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지요. 7년전에 왔을 때보다 다듬어진 것들이 많았지만 도심속에서 살고있는 우리들에게는 민속마을 가을풍경이 아주 좋습니다. 아이들은 신발 신은채 물속에 철벙철벙 다니고, 물레방아 앞에서 발을 굴려 방아를 찧고, 참나무 아래서 도토리를 줍고, 정자 아래서 곤충을 잡아 이리저리 보는 아이들 자유롭게 놀다가 아침햇살을 만나 언덕위 하얀 집으로.

앞마당, 뒷마당 감따기를 했습니다. 긴 장대 끝을 갈라 돌을 끼우고 조그만 감들을 사정없이 비틀어 잡아당기고, 우두둑 떨어지는 감들을 주우니 바께스 한 통을 채우고도 남았습니다. 감따는 재미가 얼마나 좋던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잔디밭에 앉아 곶감을 깍고, 남자 아이들은 보일러실에 넣을 장작을 패고...

저녁 반찬은 아이들 차지입니다. 각 조별로 짜여진 반찬 만들기는 얼마나 시끄럽던지 아침햇살 부엌이 난리가 아닙니다. 도마 어디에 있어? 밀가루 어디에 있어? 식용유 어디에 있어? 왜 우리 조는 도마 안줘? 아 그순간 방향 잘못 잡은건 아닌가? 했습니다. 닭찜하는 조, 김치떡전골하는 조, 김 구이 하는 조, 감자 부침개하는 조. 그런데 역시 디조 감자 부침개하는 조는 오늘도 차암 재밌습니다. 광연이 혜원이는 조그만 손으로 감자 껍질을 벗기고, 한동이는 쟁반 위에 큰 칼로 감자를 채써는데 두껍게 썰어서 마늘 다지듯이 썰고, 더 얇게 썰어야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우리 조는 밀가루가 없어 감자 볶음으로 매뉴를 바꾸면서 두꺼운 감자가 익지 않아 겉은 타지고 속은 익지 않아서 물을 붓고, 그래서 누가 먹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혜원이 광연이 한동이 하현이 모두 맛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감자볶음은 끝이었는데, 다른 조에서 만든 김구이, 김치 전골, 닭찜은 그럴듯했지요. 점심을 굶고 먹은 저녁 식사는 제게 꿀맛이었어요. 아이들도 밥을 얼마나 잘 먹던지 많이 했다고 생각했던 밥이 다 동이 났습니다. 오늘 최고의 작품은 닭요리입니다.

저녁을 먹고 나자 아침햇살은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불장난을 좋아하는 아이들 얼마나 극성스럽던지 보일러실에 쓸 장작을 가져다 넣지 않나 부엌에 쌓아둔 장작을 가지고 오지 않나 대나무 끝에 불을 붙여 훨훨 타게 해서 들고 다니지 않나 아 너무 정신 없습니다. 삽을 들고 한쪽에 있는 불씨를 퍼서 다른 쪽으로 옮기고, 아침햇살 집 불날까봐 또 아이들 다칠까봐 조심하라 하는데도 아이들은 그 재미에 빠져 제 말이 귀에 들리지 않나 봅니다. 혜원이처럼 작은 아이도 긴 장대에 불을 붙여 흔들흔들 들고 다니다 제가 빼앗으니 또 불 붙일게 있나 이리저리 찾아다니고, 영태가 목에 조금 화상을 입었으니 영태 어머님 무지 속상하시죠.

12학년은 2층으로, 345학년은 아침햇살과 1층 방으로 모두들 생활글을 쓰러 들어가고 저와 모모는 화로 앞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아침햇살과 달님과 다음날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잤지요.

간단히 아침을 먹고, 김밥과 유부초밥을 준비하여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광덕산에 갈려고 했던 계획을 바꾸어 봉수산으로 정했지요. 아침햇살 집 뒷쪽인데 과자와 사과를 줘서인지 아이들은 씩씩하게 걸어갑니다. 지난 4월에 왔을 때는 구시렁구시렁 싫은 소리를 많이 하던 아이들이 오늘은 힘들어도 잘갑니다. 앞서서 아침햇살과 가고 저와 모모가 중간에서 아이들과 가고, 끝에는 달님과 혜원이, 수빈이가 따라 옵니다. 가다가 뱀도 만나고, 꽃들도 구경하고 밧줄을 타고 가야될만큼 경사진 곳을 만나도 아이들은 잘 갔습니다. 저도 오랫만에 땀을 쭉 흘리니 기분도 좋고, 아이들 가는 모습을 보면서 힘들어도 힘든 기색을 할 수가 없었어요. 580미터 높이의 정상에서 밥을 먹고, 사진촬영도 하고,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단풍든 나무들, 시원한 바람, 착착 소리나는 낙엽들.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아이들. 목표지인 봉곡사에 도착했습니다. 스님 앞에서 합장을 하고 공손히 절을 하는 우현이를 보고 놀랬지요. 그곳에 앉아 수다를 떨다 다시 걸어서 논두렁 길을 따라, 길다란 개울을 따라 아침햇살 집에까지 걸어서 오게 되었습니다. 차가 없는 시골길을 걸어본것도 오래였으니 아이들이 신나는게 아니라 제가 신나는 가을여행이었습니다. 전 집에 있는 아이들이 있어 잠깐 눈을 부쳐 피곤을 풀고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저녁 메뉴는 보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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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프로 ( 2005-10-22 12:45:07 (7년이상전)) 댓글쓰기
나도 1박2일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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