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커뮤니티 가입하기

카운터

Today : 105
Total : 251,969
2015년 6월 18일 목요일 도톨방 아마일지
작성자 : 사과
  수정 | 삭제
입력 : 2015-07-10 00:34:18 (7년이상전),  수정 : 2015-07-10 01:07:54 (7년이상전),  조회 : 660
2015년 6월 18일 목요일 도톨방 아마일지

공동육아 시작 후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평일아마! 떨리는 마음으로 주현이와 함께 등원했습니다. 가자마자 체조 시간이었어요. 도톨이들은 윤우, 예주, 라온이가 와있네요. 형님들 틈에서 의젓하게 체조를 따라하는 모습입니다. 체조가 끝날 즈음 도톨이들은 거의 등원을 마쳤습니다. 연우는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 엄마 옷자락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어요. 소이는 이내 엄마 품에서 떨어져서 제게 폭 안기네요. 지유는 제일 씩씩하게 들어와 씨익 웃어줍니다. 희원이는 체조할 때 제 옆에 슬며시 앉고 하윤이와 민규도 기분 좋게 등장해주십니다. 지안이는 지각해서 나중에 성미산 꽃길로 엄마 빠직과 함께 왔어요. 도톨이들! 귀여워요, 귀여워. 빤히 올려보는 눈망울들이 너무너무 예뻐서 이날 컨디션 안 좋았던 사과는 힐링 제대로 했네요.

아이들의 일과
아이들의 하루 일과는 다들 아시는 대로 나들이-낮밥-낮잠-간식-오후놀이(마당놀이)의 순서로 흘러갔습니다. 도톨이들은 나들이나 낮잠 전에 화장실도 알아서 가고 옷도 도와주면 잘 입고 신발도 혼자 신었어요! 놀랍네요!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일상의 리듬이 몸에 잘 배인 느낌이었어요. 요즘 시국이 어수선한만큼 아침부터 쥬드가 아이들 손을 꼼꼼히 씻기고 발열 체크를 합니다. 그리고는 오늘의 일과를 아이들에게 얘기해주고 아마인 제 소개도 잠깐 곁들였어요. 아이들이 동그래진 눈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누구세요?’ ‘그 때 그 아줌마?’ ‘장난쳐도 되나?’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을까요? 아이들이 척척 알아서 잘 움직여주고 쥬드의 손길이 세심하면서도 빨라서 무리 없이 하루 일과를 따라갈 수 있었어요. 성미산에서 자유로이 놀고 들어와 낮밥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잠깐씩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땐 저마다 자기가 골라온 책을 읽어 달라 아우성. 누가 가져온 책이던 일단 읽기 시작하면 조용히 집중하여 듣네요. 점심 직후 위층에서 주민이 생일잔치가 열렸어요. 조금도 어색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핑크 공주의 위풍당당한 자태로 도톨이들을 굽어보는 주민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잔치 후 도톨이들은 방으로 돌아와 쥬드가 곱게 펴놓은 이불 속으로 쏘옥 들어가서 모두 눕습니다. 선생님들은 터전 인증준비로 낮잠시간에도 아주 바쁘셨어요. 전 살짝 숨 고르고 커피도 마셨지요.^^

놀이
성미산 가는 언덕길에서 민규가 벌레 발견했다고 소리쳤어요. 그러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동그랗게 머리를 맞대고 땅을 계속 내려다보며 탐구자세로 일관하네요. 벌레가 어딨어? 물어보니 날아갔다고 대답하면서도 계속 땅을 내려다봐요. 벌레는 이미 날아갔다면서 아이들은 여전히 벌레가 있던 자리를 한참 바라봐요. 정말 귀엽죠? 어른들이라면 춤추는 비단구렁이라도 봐야 이런 반응을 보일까요? 뭐든 게 신기한 도톨이들입니다.
어느 새 꽃길입구입니다.
지안이가 버찌 줍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예주가 버찌로 손톱 매니큐어를 바르기 시작합니다.아이들은 보물이 지천에 널려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이네요.
세 살 아기 지유와 하윤이는 조금은 벅찬 걸음으로 열심히 형님들을 따라다녀요. 지유는 말을 잘 해서 ‘사과’라고 살갑게 부르며 오르기 힘든 언덕에서는 손 잡아달라고 합니다. 하윤이는 조용히 놀이를 하다가도 누군가 자기 자리를 차지하거나 자기 것에 손을 대면 “하지마. 내꺼야.”하고 야무지게 얘기해요. 희원이는 눈을 반짝이며 놀이를 찾아다니고 가끔씩 속상한 일이 생기면-친구와 투닥이거나 하면 -울기도 했지만 금방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놀아요.
라온이 민규 지안이 윤우는 행동반경이 넓어요. 라온이와 민규는 칼모양의 나무를 주워와서 통나무를 자르는 시늉을 하며 한참 놀고 지안이는 분위기 있게 종종 혼자 탐험하듯 놉니다. 윤우는 눈으로 웃으면서 슬쩍 장난도 치고요. 웃음 많은 소이는 흙 미끄럼을 타며 좋다고 더 활짝 웃는데 엉덩이는 똥 싼 것처럼 황갈색으로 변했네요. 통나무 의자에서는 거의 모두가 나란히 앉아서 기차놀이를 했어요. 기차 출발! 이라고 외치면 모두 모두 서둘러서 기차에 오르고 탈 자리가 없는 친구에게도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면서 재미있게 놉니다. 내려가는 길에 지렁이를 발견해도 우르르 몰려와서 구경해요. 라온이가 나뭇가지에 지렁이를 매달고 흔들며 가다가 결국 산 어디메 놓아주고 옵니다.
아, 그리고 마당이 생겨서 을~매나 좋은지요.
마당놀이는 오전 나들이만큼이나 흥미진진했어요. 도톨이들은 아직 모여서 놀이를 구상한다거나 함께 무얼 하지는 않아요. 그저 각자 흩어져서, 혹은 같이 있더라도 여전히 따로 놉니다. 도톨이들은 형님들처럼 모래를 부었다 쏟았다 긁었다하는 놀이에 초집중하며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미끄럼틀도 타고 그냥 뛰어보기도 해요. 쥬드와 함께 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언니들 틈에 낀 소이도 열심히 하긴 하는데...멈춰야할 때 뛰고 뛰어야할 때 멈추네요. 그러면서도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이예요. 그 표정을 보는 사람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지요.
아이들은 놀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요. 아이들 놀이를 따라다니며 같이 조금 거들다보니 하루가 금새 다 가버렸어요.

선생님의 손길.
쥬드가 계셔서 저는 첫 아마를 너무나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어요. 진심 감사드립니다.
다툼의 조짐이 보이는 아이는 재빨리 그 상황을 빠져 나오게 도와주고, 위험하거나 규칙을 위반하는 행동은 단호하게 저지시켜주셨어요. 아이들이 다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이불 다시 한번 꼼꼼히 덮어주시고 비뚜루 자는 아이들 바로 눕혀주시는 세심함이 특히 감동적이었구요. 그밖에 아이들이 느낄 소소한 불편함들을 이젠 아이들이 따로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해결해주시네요. 더워보이는 아이는 머리 묶어주고 마당에서는 모기퇴치제 뿌려주고 더울까 먼지날까 벽에 물 뿌려주시고요. 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놉니다. 저는...쥬드가 무언가 도움을 요청할 때 자잘하게 제 소임을 했고( 이름표 붙여주기, 산에서 컵 나눠주기, 양치해주기, 책읽어주기 등등) 그 사이 쥬드가 낮잠이면 낮잠, 밥이면 밥, 간식이면 간식 일사천리로 준비해주셨지요. 이래서 부모가 아마활동을 하고 나면 선생님에 대한 외경심을 느끼며 스스로 겸허해지는구나, 깊이 이해되었답니다. 쥬드와 사랑해, 저 역시 엄지 척 올려드립니다.

아롱다롱 도톨이들
미소천사 소이, “(미소가 말글대로 눈,부,신,)”
씩씩한 귀요미 지유, “사과~ 여기 좀 와봐. 손 잡아줘.”
야무진 실속파 하윤 “하지마. 내꺼야.”
꼬마 사색가 지안이 “(시선, 먼 산 보는)”
문 열리면 튀어나가는 윤우, “(배시시 웃기만)”
자유로운 영혼 라온이, “졸려. 먹기 싫어.”
엄마가 그리워도 씩씩한 연우, “(그윽히 바라보는 까만 눈)”
밝고 똘망한 희원이, “친구들이 나 밀었어. 엉엉.(그러다 금방 뚝)”
해맑은 민규와 쥬드의 대화, “오늘 안전교육 해?“ ”아니. 금요일에 해.“ ”오늘 해?“ ”아니 내일.“ ”그럼 언제 해?“...끝이 없는 대화.
깊고 동그란 눈, 예주, “(밥 먹을 때 딴청 피우는 친구 보며) 집중해라.” 근엄한 한마디.ㅋㅋ

아이들이 각양각색이어도 똑같은 거 하나 있었어요. 엄마 품이 최고라는 것.
5시부터 엄마들이 하나 둘 오면 아이들 얼굴이 꽃등처럼 켜집니다.
엄마가 오면 “왜 벌써 왔어?”하고 돌아보지도 않는 열매 딸래미를 키우다보니 품안에 쏘옥 안기는 도톨이들이 정녕 더 귀엽습니다.^^
 



기차탑승완료!



탐험 중...나 말라지마



목수의탄생-톱질중



버찌화장을 곱게 곱게

댓글쓰기
비행기 ( 2015-07-11 06:11:0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일지 끝에 아이들 특성이 "핵심 요약! 시험에 반드시 나온다. 도톨방 총정리" 같아요.
도톨방 아마하게 되면 참조할게요. ㅋㅋ
지구별 ( 2015-07-16 10:33:52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구 도톨이들 귀엽다~~
아마 일지에서 이렇게 사랑이 퐁퐁 뭍어 나도 되나요~ ㅎㅎㅎ
하수오 ( 2015-07-21 16:56:48 (7년이상전)) 댓글쓰기
민규와 쥬드의 끝을 알 수 없는 대화에서 빵~
예주의 근엄 멘트 '집중해!'에서 빵~
아마 일지 잼나게 봤어요, 사과^^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99
2015년 5월 6일 주방아마일지 [3] 완두콩 2015-07-16 550
298
2015년 6월 18일 목요일 도톨방 아마일지 [3] 사과 2015-07-10 660
297
7월8일 주방아마 일지 [5] 당근 2015-07-09 635
296
Re: 7월8일 주방아마 일지(낮밥 설겆이 부터) [3] 당근 2015-07-09 806
295
5월 14일 잎새방 아마일지 [6] 큰바다 2015-06-17 423
294
5월 21일 주방 아마 [4] 비행기 2015-06-17 353
293
6월 1일 잎새방 아마일지 [1] 미리내 2015-06-12 254
292
Re: 6월 1일 잎새방 아마일지 미리내 2015-06-22 199
291
3월 31일 도톨방 아마일지 [1] 해마 2015-06-10 338
290
6월 10일 주방아마 [5] 핑퐁 2015-06-10 231
289
4월 8일 도톨방 아마일지 [2] 백설기 2015-06-05 327
288
4월 22일 열매방 아마일지 [12] 랄라 2015-06-03 481
287
4월 30일 주방아마 [5] 엘사 2015-06-02 258
286
5월 29일 도톨방 오전 아마 [11] 새매 2015-05-31 469
285
2.18일 주방 아마 [7] 핑퐁 2015-03-25 330
284
주방아마 [4] 올리브 2015-03-24 63
283
3월 16일 잎새방 아마일지 [6] 지구별 2015-03-17 487
282
1월 15일 '나무방' 아마일지 [3] 삐삐(소빈맘) 2015-02-27 428
281
2월 2일 도톨방 아마 일지 [3] 혜성 2015-02-22 382
280
Re: 2월 2일 도톨방 아마 일지 [2] 혜성 2015-02-22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