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진로수업 시간에 6학년 아이들 고민을 주제로 글쓰기를 했습니다.
오늘 아이들과 다시 만나서 아이들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아이들 고민은
1. 중등 진로입니다.
- 산중등을 갈것인가?
- 일반 중등을 갈것인가?
- 인가형 대안학교를 갈것인가?
- 나는 산중등 가고싶은데 할아버지가 자꾸?
2. 외모입니다
- 키가 안클까봐
- 살이 쪄서 고민
3. 관계입니다. 친구들과 잘 놀고 싶은데?
4. 핸드폰이 갖고 싶은데 사주지 않습니다.
5.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데 엄마가 허락해 주지 않습니다.
6. 대학, 취업, 결혼이 걱정입니다.
내가 개발한 보드게임을 활용 못해서 고민입니다. 나의 영리한 두뇌를 쓸 데가 산학교는 부족합니다
7. 나는 쉽게 포기하거나 끈기가 부족합니다.
8. 학교에서 졸음이 와서 고민이고, 지금 현재 잘 하는 것이 없습니다.
9. 검정고시를 잘 볼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아이들의 고민은 대체적으로 이 범주 안에 들어 있습니다.
tv의 <안녕하세요>나 <동상이몽> 같은 프로에서 정말 고민인지 아닌지를
주변 사람들이 판단해주는 활동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진짜 고민이 될 수 있는 것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로 나누어서 이야기 해보니
정말 별 고민들이 아니었습니다.
중등 진로는 한 학기동안 같이 고민하면 될 일이고요.
제가 아이들 글 중에서 마음 아픈 글이 있었습니다. 은결이의 고민이었습니다.
은결이의 고민을 오늘 아이들과 같이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아이들 속에서 은결이의 고민을
풀려고 했습니다.
은결이는 친구들 앞에서 자기 글을 읽었습니다.
- 친구들과 많이 못 친해져서 힘들어.
친구들과 친해졌으면 좋겠어.
수업도 좀 많이 힘든 것 같어.
내가 뒤쳐지는 것 같고 내가 못할 것 같어.
그래서 중학교때 수업을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
내가 못하면 어쩌지? 하고 고민했다. -
은결이가 울었고, 아이들은 은결이 고민을 잘 듣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은결이는 지금 누구랑 놀아? 4학년 현서랑 놀아.
"동생들과 노는 것은 어때? 그냥 그래.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니? 응.
"은결이가 친구랑 노는 게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놀자고 하면 안 놀것 같고. 말하기가 어색해"
6학년 아이들은
"놀고 싶은데 은결이가 동생들과 같이 붙어 있어서 못놀 때도 있어"
"나는 은결이가 동생들과 잘 놀아서, 우리보다 동생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어.
은결이가 우리랑 같이 놀고 싶어하는 줄 몰랐어"
"은결이가 이런 고민을 많이 하면서 힘들었겠구나 생각이 들어. 우리랑 놀다가도 금방 은결이가
없어지기도 해"
"은결이랑 같이 놀려고 노력할게"
1시간 수업을 마치며 은결이의 마음을 알았으니 서로 같이 관심갖고 노력하자.
이런 수업 할 때는 마음이 갈등했었어요. 아이들이 은결이 마음을 잘 알아줄지.
그런데 오늘 아이들은 은결이의 고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이야기 했습니다.
6학년에서 만난 아이들은 생각들도 많이 깊어졌고 의젓해졌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은결이의 고민을 이야기 했고, 혹시 너희들 중에서 고민을 친구들과 같이
나누고 싶은 친구들은 다음 시간에 그 기회를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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