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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이의 모자
작성자 : 노루귀
  수정 | 삭제
입력 : 2005-05-04 16:51:54 (7년이상전),  조회 : 269
나름대로 생존의조건이지요. 그래서 남들이 모자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몹시 싫어하고 어디가든 꼭 쓰고 다니지요.
낯설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더 푹 눌러쓰고...
"엄마, 모자를 쓰고 땀을 내면 흥분이 풀려"
감정의 기복이 있고 그걸 잘 조절하지 못하는 우현이는 나름대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거나 화가났을 때 그것을 억누르는 기제로 사용하는가 봅니다. 모자를 쓰고 자신을 감추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어제 집에 돌아온 우현이는 먼지투성이 옷들을 벗으면서
"오늘 한동이형이랑 배드미턴 쳤어"
"그래? 재미있었겠다... 한동이형은 잘 치겠네. 잘 안된다고 짜증내지 않았지? (어미의 걱정... 꼭 이렇게 집고 넘어간다니까요. 그냥 재미있었겠네 하고 끝냈으면 좋으련만...)"
"몰라"
모자를 벗어 나에게 주면서
"엄마, 모자 좀 빨아줘. 땀이 너무 많이 났어"
"(엉? 이게 무슨 말? 처음 있는 일이다. 조심스럽게) 그래, 근데 우현아 모자를 빨면 내일 못쓰고 가는데 마르지 않으니까... 그래도 괜찮아?"
"(한참 생각하다) 그럼 더우면 나무 그늘에서 바람이나 쐬지 뭐"

오호 드디어 우현이가 모자를 벗었다. 그렇게 우현이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럽고 행복하기를 정말 마음속으로 바래본다.
우현이를 많이 봐주는 형아들에게도 고맙고 여러 선생님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학교가려고 나서는데 우현이가 뭔가 방에서 꾸물럭 거린다.
"우현 빨리와 늦는다."
우현이 멋적은 표정으로 내 모자를 쓰고 나온다.
"엄마, 엄마 모자가 나한테도 맞는데..."
"그래 멋있다. 빨리 가자"
이렇게 우현이는 오늘도 모자를 쓰고 학교에 갔다. 언젠가는 벗어던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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