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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이에게 보내고 싶은 시 한수^^
작성자 : 꽁돌
  수정 | 삭제
입력 : 2005-05-23 05:40:57 (7년이상전),  조회 : 282
아빠에게 "생명의 나무"인 수빈아!


너하고 지내다 보니, 아빠는 '전생'이란 것을 믿게 되는 구나.

네가 눈길한 번 주지않을 땐, "아마, 전생에 내가 못되게 굴었기 때문일 거야"라고 생각하게 되지. 가끔 너의 마음씀씀이가 감동으로 와 닿을 땐, "아마, 전생에 맺어지지 못한 무언가 소중한 인연이 있었을 거야"라고 생각하게 되지.

이렇게 '섭섭함'과 '감동'이 교차할 때, 아빠는 이영광 시인의 '비누에 대하여'란 시가 생각난단다. 어른들의 사랑을 담은 글인데도 너와 내 모습이 느껴지는 걸 보니, 사랑하는 마음들 사이에는 무언가 비슷한 것이 있는 모양이구나.


------------------------


비누에 대하여

- 이영광-


비누칠을 하다보면
함부로 움켜쥐고 으스러뜨릴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누는 조그맣고 부드러워
한손에 잡히지만
아귀힘을 빠져나가면서
부서지지 않으면서
더러워진 나의 몸을 씻어준다
샤워를 하면서 생각한다
힘을 주면 더욱 미끄러워져
나를 벗어나는 그대
나는 그대를 움켜쥐려 했고
그대는 조심조심 나를 벗어났지
그대 잃은 슬픔 깨닫지 못하도록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지
끝내 으스러지지 않고
천천히 닳아 없어지는 비누처럼, 강인하게
한번도 나의 소유가 된 적 없는데
내 곁에 늘 있는 그대
나를 깊이 사랑해주는
미끌미끌한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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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님! 수빈이에게 읽어 주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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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프로 ( 2005-05-23 12:29:47 (7년이상전))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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