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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태의 꽃모종 이야기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5-05-10 16:30:28 (7년이상전),  조회 : 521
오늘은 영태가 가장 먼저 왔습니다. 요즘은 매일 혜원이가 먼저 오는데 모처럼 영태가 일찍 왔지요. 영태는 화분에 심은 꽃모종에 늘 관심이 많습니다. 오자마자 어떤 꽃이 얼마큼 자랐는지 잎이 몇 개나 나왔는지 아주 세세하게 살펴보는데 오늘은 자기가 씨앗을 뿌린 금잔화가 너무 많이 자라 모종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거였지요. 곧 이어 혜원이도 오고 우리는 함께 배나무가 있는 빈 공간에 금잔화를 옮겨 심기로 했지요. 화분에 물을 듬뿍 주고 심은 곳에 땅을 파고 거름도 꽃삽으로 한 삽 넣어주고, 혜원이는 뒤뜰로 가서 나뭇잎이 썩은 거름흙을 파왔습니다. 지난 번 천냥금을 옮겨 심을 때 했던 것을 기억한 거지요.
영태는 자기가 꽃모종 하는 건 자신이 없는 모양입니다. 꽃이 다칠까봐 아침햇살이 해야 한다는 거지요. 금잔화 사이에 사루비아도 심었는데 그건 아직 너무 작아서 자기가 하면 다친다구요. 그리고 금잔화를 캐낸 자리에 다른 꽃씨를 더 심어야 한다며 씨앗을 달라고 합니다.
혜원이가 심은 과꽃은 아직 서너 개밖에 싹이 트질 않았어요. 아마 씨앗을 너무 깊이 심었나 봅니다.
문주가 오늘도 못나왔어요. 아마 문주가 있었다면 굉장히 좋아했을 텐데요.
제일 일찍 오는 이 세 친구는 그 다음으로 오는 달님이랑 세희, 다훈오빠가 올 때까지 함께 마당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관찰도 하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씨앗을 구하지 못한 영태는 달님이랑 생태나들이를 다녀오다가 남의 집 울타리에 붙어있는 나팔꽃을 구해 와서 절더러 같이 심자고 했지요. 그래서 점심시간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어 금잔화를 캐낸 자리에 나팔꽃씨앗 몇 개를 심고는 그래도 성이 안차는지 제 손을 잡아끌고 다시 학교 밖으로 나갔습니다. 울타리엔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나팔꽃 씨앗이 많이 있었지요. 마당 여기저기에 뿌렸는데도 영태 잠바주머니엔 나팔꽃 씨앗이 한 주먹이나 아직도 들어 있습니다.
나팔꽃을 따며 제가 영태에게 말했지요.
“영태는 참 좋은 사람이 될 거야. 꽃을 가꿀 줄 아는 사람은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래”
영태는 그 말이 듣기 좋았나 봅니다. 집에서 씨앗을 심은 이야기, 아빠가 물주는 이야기, 그늘에서 햇볕이 있는 곳으로 새싹을 옮긴 이야기 등을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습니다, 열 번도 더 들은 이야기지요. 학교로 돌아오는데 영태 손이 참 따듯했습니다.
오후에 보니 마당엔 영태의 꽃모종 금잔화가 아주 싱싱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혜원이요? 혜원이는 달님을 너무 좋아해요. 달님만 오면 다 잊어버리고 달님에게 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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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ytp38317 ( 2005-05-11 14:53:52 (7년이상전)) 댓글쓰기
영태의 집착이 대단합니다. 오늘 아침에 모종을 보니까 고개를 푹 숙이고 있지 뭐에요, 요즘 바빠서 잠시 신경을 못썼더니 역시나 ... 아침일찍 물을 주고 있는데 영태가 와서 고맙다고 하데요, 그런데 글쎄 이놈이 모종에 물을 주다보니 잎 에 흙에 붙어 있다고 하길래 괜챦다고 하니까, 이따 학교 같다 와서 모종이 죽었으면 아빠 한대 맞어 하고 그러길래 아침부터 한바탕 했지요// 요즘 영태가 과격한 말을 쓰는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항상 따뜻하게 보아주셔서 감사하고요 집착이 너무 강한것 도 않좋을 것 같아 약간은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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