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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아마일지(나무/열매방)
작성자 : 바루
  수정 | 삭제
입력 : 2013-05-02 17:32:42 (7년이상전),  조회 : 316

안녕하세요. 지후 아비 바루입니다. 제가 4월 5일에 나무방 아마를 했어요. 늦게나마 일지를 올립니다.

체조와 함께 아침 일과는 시작되었어요. 정민이와 지오 옆에 앉아서 체조를 따라하는데, 지오가 한마디 하더군요. ‘아니야 아니야 허리를 더 숙여야지’ 다음 자세에서는 정민이가 한마디 거듭니다. ‘그건 고양이가 아니자나. 다리를 올리는 것이 중요해!’. 뻣뻣한 몸을 주신 하늘님을 원망하며 우리는 사이좋게 나무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랑해가 말합니다. ‘오늘이 무슨 날이니?’ ‘신우 생일’ ‘딩동, 또?’ ‘유빈이 생일’ ‘딩동, 또?’ 정민이 생일‘ ‘딩동 또?’ ‘또?’ ‘... ...’ 사랑해가 식목일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해줍니다. 도시에 사는 우리가 왜 나무를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이해할라나, 하는 생각도 들어지만 아...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내심 뿌듯했습니다.

자, 오늘은 성미산을 오르는 날이었습니다. 나무방과 열매방 아이들이 정말 산을 잘 타더군요. 저질 체력을 숨기기 위해 저도 열심히 성미산에 올랐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형과 누나들은 동생들을 배려하면서 잘도 놉니다. 상현 봄 세환 정민이가 우재와 함께 나뭇가지를 쌓으며 열심히 아지트를 만듭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쉬지 않고 놉니다. 우재는 형들과 노는 것이 재밌는 듯, 특유의 해맑은 웃음 표정을 지으며 놀았어요. 참 보기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고 옆에서는 재하와 기찬이가 쓰러져있는 나무를 타면서 놀고 있습니다. 둘이 얼마나 죽이 잘 맞는지, 조곤조곤 서로 말을 건네며 까르르, 나무 위를 왔다갔다 하면서 까르르, 웃음이 가시질 않더군요. 이들도 쉬지 않고 놀았습니다.
고 옆으로는 엄마 놀이를 하는 팀이 보입니다. 신우 유빈 윤지 나연 서준 지오 희우가 엄마 놀이를 하더군요. 누구는 엄마, 누구는 딸, 누구는 아빠 등등. 누가 무엇을 담당했는지는 가물거리지만 자기 역할들에 몰입하여 엄마 놀이를 해냅니다. 한편으로는 씩씩하게 다른 한편으로는 진지하게 하더군요. 연기자해도 될 듯.^^
고 옆에서는 그루터기에 한 상을 차리고는 승채와 지원, 상우가 소꿉놀이를 합니다. 요 아이들은 조용조용, 아기자기하게 놀더군요. 참 귀여웠어요.
저는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다가 그네 타는 곳에 머뭅니다. 그랬더니 한두명 씩 몰리기 시작합니다. ‘자, 줄을 서시오’ 나연-윤지-재하-상현-세환-우재 순으로 그네를 탑니다. 혼자 타기에는 좀 높아서 올려주니 너도나도 타겠다고 성화네요. 가끔 새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이 상관없이 당당히 문제 제기하고 해명하고... 절대 쉬는 법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철봉으로 갑니다. 철봉을 잡고 싶으나 아이들에게는 좀 높았나봅니다. 상현 윤지 신우를 몇 번 올려주었더니, 와우! 그 다음부터는 아이들이 점프를 해서 철봉을 잡고 매달려있더군요. 역시나 아이들은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응용하네요. 성미산어린이들 만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개똥이네 책방에 들러서 진달래꽃을 땄습니다. 꽃전을 만든다고 하네요. 진달래꽃을 따기 전에 물따라와 그대로가 노래를 들려줍니다. 꽃을 딸 수 있게 벌들아 다가오지 마라,라는 메시지인 듯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물따라와 그대로의 조합은 환상의 짝궁인 듯합니다. 이분들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집에서도 이분들 노래 테이프가 있는데 자주 듣습니다) 차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일하면 뭐하냐 놀자~ 놀자. 맘 편히 노는 것이 남는 것이다. 뭐 이런 ...ㅎㅎ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잠들 시간이 됐어요. 이야기 들으며 포근한 시간. 아아아아~ 잠들어봐요’ 하지만 세 권의 책을 읽었는데도, 잠을 못 이루는 아이들이 있더군요. 잠까지 재웠으면 참 좋았을 터인데... 좀 아쉽기는 했습니다.

여하튼 나무방과 열매방을 오가며 짧고 어설픈 아마를 마치기는 했습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참 잘도 노는구나. 날씨도 참 좋구나. 참 행복해보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지후도 어디선가 이러고 놀겠지, 하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더라구요.

문득 어린 시절 생각이 납니다. 오후 다섯 시 정도만 되면 아이들이 동네에 모여서 숨바꼭질과 강 건너뛰기를 하며 까르르 웃고 울고 했습니다. 지붕 너머에는 밥 향기와 된장찌개 향이 가득했고, 날은 점점 어두워졌지요. 하나둘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 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은 더 놀고싶은 데도 어쩔 수 없이 이끌려서 밥 먹으러 가야 했습니다.

모든 것이 함께 있었지요. 누가 잘 놀고 누가 못 놀고는 했어도 그 모든 것이 함께였지요. 개인이 아니라 덩어리로 하나였고, 뿔뿔이 헤어져 집에 가면 역시나 형 누나 엄마 아빠와 한 덩어리로 있었던 거 같아요.

지금은 퇴근하고 가면 지후랑 같이 한 덩어리로 놀기는 하지만(지후가 책을 보거나 놀이를 할 때에도 발이든 손이든 어찌 되었든 아빠랑 몸 붙이고 놀기) 그래도 마냥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했는데 ...

오늘 아마 하면서 큰 위안이 되더라구요. 형들과 누나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동생들과 잘 어우러져 놀겠다 싶더라구요. 이상입니다. 성미산 어린이집 만세.
 



철봉 좋아요



나두 좋아요



의 좋은 친구



길을 비켜라. 언니들이 간다.



아지트 구상중



소꿉놀이 삼매경



잘 놀았다. 밥 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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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바람 ( 2013-05-03 08:22:54 (7년이상전)) 댓글쓰기
오올~ 일지 쓰셨네? 나도 써야지... 즐거운 아마, 하반기에도 기회 있을겨 후후훗!
바루 (2013-05-03 08:51:33 (7년이상전))
그대는 작년에 일지를 안 써서 아마를 한번 더 했다는... 그분? 일지 기대하겠소. 훙훙.
코알라 ( 2013-05-03 15:25:38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니...부창부수로군요. ㅎㅎ 영감 왜불러..뭐 그런 느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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