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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11 - 만들 때 이야기 - 첫번 째
작성자 : 우보천리
  수정 | 삭제
입력 : 2020-05-18 17:57:25 (3년전),  수정 : 2020-05-20 17:03:59 (3년전),  조회 : 108

처음 만들 때 이야기

 

좀 딱딱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분위기를 좀 부드럽게 하려고 처음 만들 때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201385일에 봉제산방과후협동조합은 공식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공식적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실제 준비는 그 전에 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실제로 개원한 것은 설립 다음해인 2014년이라는 의미입니다. 기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정확한 시기와 내용들을 찾기 어려운데, 따로 팀을 구성해서 초기 관련자들로부터 자료도 받고 인터뷰도 해서 정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더 늦기 전에요!

 

뿌리를 찾아서

현재 방과후의 연원을 어디까지 잡을 것이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부분 아시듯이 봉제산방과후는 개구리어린이집을 다니던 분들이 먼저 나서서 만들었는데,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개구리어린이집 홈페이지 공지)을 보면 20114월 경에 했던 모임(아라치 제안)이 현재 방과후의 뿌리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2011년 이전에 개구리어린이집을 졸업한 아마들이 만든 방과후와는 지역과 운영방식이 전혀 달라 관계 없는 조직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2011년에는 당시 승서(8, 초등 1학년), 기주, 도담, 민욱(이상 5) 네 집이 중심이 되고 그 외 개구리어린이집을 다니던 다른 나이대의 집들에서 관심을 갖고 있었고, 개구리어린이집 원장이신 둘리엄마와 공공교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관련한 교육도 해주시고 여러 가지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문제인 아직 방과후에 보낼 아이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2012년이 되어도 승서 1명뿐) 2011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물을 만들지는 못했고 그것은 2013년 봄까지 기다려야 볼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준비를!

2011년부터 논의해왔던 봉제산방과후는 2012년까지 논의만 가져왔습니다. 그러다 7년 전 봄인 20133월에 봉제산방과후가 드디어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음 해인 2014년이면 기주, 도담, 민욱 이 세 친구가 초등학생이 되고 방과후를 만들어 다닐 의지가 확고했으니 초등 3학년인 승서와 함께 하면 4명으로 시작은 해볼 수 있겠다, 2015년이면 들어오겠다고 한 집(당시 6)이 서너 집이 되니 2014년만 버티면 2015년에는 자리잡을 수 있겠다, 이런 판단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 판단에서 지금은 이을 1층에 있는 바람쐬다가 화곡8동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선정되어 지원을 받아 운영했었는데 그곳에서 20133월에 방과후 준비모임을 결성하게 됩니다. 2014년에 발차하고 1년을 버티면 2015년에는 자리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터전도 구하고 교사도 모셔와야 하는데 돈이 없었죠.

 

궁즉통

방과후를 준비하던 그해 어느 봄날, 처음으로 시작하는 네 집이 500만원씩 출자하여 2천만원을 만들기로 했는데, 2천만원으로 터전도 구하고 인테리어도 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당시 처음으로 실시된 서울시 마을기업 지원 공모사업을 해보자고 제가 제안했었습니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 최대 1억원을 5년 간 공간보증금으로 준다더라. 돈이 없어 터전 마련을 어떻게 하나 고심하던 차에 한줄기 빛이었지요. 그래서 원래는 아이들 4명이 등원하는 시점을 고려해서 방과후 만드는 시기를 2015년 초로 잡았는데 갑자기 급하게 준비가 들어갔습니다.

 

고민을 구체화

서울시 마을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되려면 사업계획서만 잘 써야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며칠 밤을 새면서 자료를 찾아 사업계획서와 팀워크 신청서를 4월 초에 만들어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 제출했습니다. 당시 대표 제출인은 김경순, 팀워크숍 참가자는 이미화, 김정선, 김경순 3인이었습니다.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마을의 복원을 꿈꾸다

- 고립, 갈등

초등 저학년 연령의 부모들은 아이의 보육 대책을 철저히 고립된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풀어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부간, 가족간 갈등이 발생하고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의 희생에 기댈 수 밖에 없음.

 

대개의 경우 1. 엄마 2. 조부모 3. 계약관계 중 한가지 형태로 해결 모색. 계약관계를 통해 개인적으로 해결하거나 가족 구성원 중 어느 일방의 희생에 의해 해결할 수 밖에 없음.

 

-고립과 갈등을 협력과 연대로.

위와 같은 개인적인 해결 방식은 얼핏 보육 문제는 해결하는 듯 보이지만 가족구성원 간에는 갈등이 내재된 형태로 지낼 수 밖에 없음.

보육의 문제는 아이의 문제이며 부모의 문제. 더 주요하게는 모든 가정이 자녀의 성장에 따라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 고립과 갈등, 일방적 희생에 기반한 해결에서 같은 상황에 처한 개인(개별 가구)이 스스로 집단화, 사회화의 과정을 거쳐 협력과 연대를 통해 풀어갈 수 있음.

 

-함께 꾸는 꿈, 봉제산-까치산 마을만들기 프로젝트


 

쉼과 성장. 존중받으며 자라나는 아이들

 

-끊임없이 학원으로, 선행학습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휴식이 필요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어른들.

 

기대 효과(희망목표):

- 방과후 아동 보육을 통해 안정적 보육환경 제공 및 교육 보육을 둘러싼 아동 청소년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함.

- 협동조합 형태의 운영으로 초기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안정적 재정 운영을 확보하여 공공 보육의 새로운 모델로서 자리매김 함.

- 협동조합 특유의 폐쇄성을 극복하여 기타 마을 공동체로 확장 가능한 모델 수립 및 마을 복원 사업의 거점으로 자리잡음.

 

 

요약하면

문제점으로는 화곡동에서 아이를 키우다 초등학생이 되면 1.아이가 크면 이사 가더라. 2.방학이 되면 더 힘들더라. 3.엄마들이 일을 관두더라.

해결 대안으로는 개인에게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공동체를 이루어서 문제를 함께 풀어가자.

효과로는 아이들은 사교육과 학원으로 몰리지 않고, 놀이와 휴식, 관계를 통해 자라나고, 어른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아동, 청소년 문제 해결의 단초 마련, 공공 보육의 새로운 모델 구축, 폐쇄성을 극복하고 마을공동체로 확장하여 마을 복원 사업의 거점으로 자리잡음.

정도가 되겠습니다.

 

너무 길면 길기 힘드니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습니다

 
이름


비밀번호
우보천리 ( 2020-05-19 11:03:35 (3년전)) 댓글쓰기
텍스트로만 올라가서 HTML 편집으로 수정했습니다. 그림 파일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2011년 4월 모임 제안자가 아라치라는 부분 추가했습니다. 이것도 역사인데, 여기에 안 써놓으면 잊을까봐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는 당시 사람 이름을 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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