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커뮤니티 가입하기

카운터

Today : 69
Total : 119,716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12 - 처음 만들 때 이야기 - 두번째
작성자 : 우보천리
  수정 | 삭제
입력 : 2020-05-19 16:41:38 (3년전),  수정 : 2020-05-19 16:48:51 (3년전),  조회 : 144

<12번 글>

 

처음 만들 때 이야기 - 두 번째

 

지난 글 말미에서 다뤘는데요, 문제의식을 좀 더 풀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이사가는 게 이해되지 않았어요.

아이가 크면 이사가더라, 이건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였습니다. 당시 개구리어린이집은 까치산역 근처 화곡8동에 있었습니다. 조합원 주소지가 대충 강서구 반, 양천구 반이었습니다. 근처에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하나뿐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등하원 문제로 근처로 이사오는 집들이 하나둘 생겼습니다. 근처에 살게 되니 등하원도 편하고 종종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같이 어울릴 수 있어 좋았죠. 한참 좋을 때에는 월 2회 정도는 약속도 안하고도 하나둘씩 모여서는 아이들은 마당에서 놀고, 어른들은 고기 구워먹고 놀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방과후 다니는 집들 중에서도 처음 개구리어린이집에 들어올 때는 좀 멀리 살다가 나중에 근처로 이사온 집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개구리어린이집 근처에 사는 분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문제의식은 사실 여기서부터 출발하는데요, 그 전에 개구리어린이집 근처에 살던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어린이집을 졸업하면 다른 곳-정확히 얘기하면 목동-으로 대부분 이사 갔습니다. 어린이집 졸업하고 초등학교 다니면서 근처에 사는 분들은 한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양천구 신월동에 신은초라는 혁신초등학교가 생기면서는 거기로 이사가는 분들도 꽤 생겼고요. 개인의 선택이므로 존중합니다만, 어린이집 다닐 때 화곡동에 살다가, 초등학교 갈 때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중학교, 고등학교 갈 때 또 맞춰서 이사가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이래 가지고는 공동체에서 아이를 같이 키우고자 하는 공동육아 정신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맹모의 고사처럼 결국은 좋은 학교 보내려고 이사 다니는 건 공동육아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어요.

 

혁신학교 따라 이사가는 것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방과후를 처음 만들 때 서울에서도 혁신학교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아이를 풀어놓고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당연히 방과후를 처음 만든 사람들도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혁신학교가 있는 곳으로 전부 이사 가서 거기서 방과후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나오기도 했죠. 그러나 혁신초등학교를 따라 간다면,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이면 혁신중학교가 있는 곳으로 이사해야 하고, 중학교 졸업할 때쯤이면 혁신고등학교가 있는 곳으로 이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니 동의할 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혁신학교를 선호하고,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학교 따라 이사가는 것보다는 공동체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더 좋고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혁신학교를 가지 않아도 우리가 만드는 공동체에서 아이들을 더 잘 키울 자신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학교 교육에 대해 강의를 듣고자 초등학교 교사 한 명을 섭외해서 강의를 들었는데, 그분이 혁신초 교사이시라 혁신학교가 좋다는 이야기만 잔뜩 하셨습니다. 혁신학교가 좋은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거길 따라서 이사갈 생각은 1도 없는 사람들이라 다음에는 그분을 강사로 모시지 않았습니다. 그 후부터 안상모 선생님을 강사로 모셔왔고, 혁신학교 교사이시지만 그걸 강조하지 않고도 초등학생에 대해서 잘 얘기해주셨어요.

 

마을과 어울려서 지내고 싶었어요.

공동육아공동체가 가지는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으로 흐를 가능성은 처음부터 매우 우려하는 부분이었습니다다른 몇몇 공동육아 터전에서는 소위 그들만의 리그로 되어 지역사회와 마을에서는 물 위에 뜬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했고심한 경우에는 주민들과 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좋고고급진 육아를 한다고 하면서 높은 장벽을 올리고는 외부와 교류도 소통도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솔직히 얘기하자면 개구리어린이집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우리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마을과 지역사회와 적극 연계하여도움도 받고 도움도 주면서 함께 살아가고자 했습니다공동체들과 연대할 뿐만 아니라주민들과도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그것도 애들만 내세울 게 아니라 어른들도 적극 해야한다고 생각한 것이죠왜냐하면이곳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어른도 같이 살고자라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이제는 완연히 자리가 잡힌 봄 어린이날 행사를 방과후가 기획해서 시작하고가을 볏골축제에 조합원과 아이들 모두 적극 참가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입니다생태공원에서 주민과 함께 하는 텃밭도 방과후에서 먼저 화곡마을살이에 제안하여 구청과 협의 후 시작하기도 했고요개원잔치에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길놀이를 하는 것이나주요 행사에 아이들이 포스터와 초대장을 만들어서 동네 곳곳에 다니면서 초대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이런 생각은 먹거리에 대한 기준에도 반영되어방과후는 생협유기농 먹거리만을 고집하지 않고 동네에서 주민들이 판매하는 것이라면 식재료로 활용할 수도 있고사서 먹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오히려 큰 차이도 없는데 좋은 거 사먹는다고 하면서 저 멀리 차를 타고 가서 사오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개구리어린이집 졸업생이 중심이 되어 만들었지만개구리어린이집 졸업생이 아닌 집들에게도 적극 홍보해서 조합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된 것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마을에서 어린이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힘으로 어린이를 키우는 모형을 나타냄. 2018년 소걸음이 사협 준비하면서 만든 자료에서.


 

<봉제산방과후의 기본 생각>


 

마을기업의 돛을 달고 협동조합 설립하다.

일이 되려고 하면 예상치 못했는데도 딱딱 맞아떨어진다고, 강서구 1호 마을기업으로 선정되고 봉제산방과후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홈페이지도 없고(현 홈페이지는 20131021일 만들어졌다), 기록이 잘 남아있지 않아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로 정리해보겠습니다. 3, 4월 두 달 간 서류 작업과 교육 참가에 엄청 바빴습니다.

 

20133월 바람쐬다 내에 방과후 준비모임 만듦. 담당 김경순(참새), 격주 회의 개최.

20133월 서울시 마을기업 사업비 지원 응모하기로 결정.

20133월 마을기업 기본교육 참가

20133월 마을기업 사업신청서, 사업계획서, 팀워크숍 신청서 작성 및 제출(321() 이전)

20134월 마을기업 심화교육 참가

20134월 마을기업 팀워크숍 1, 2, 3차 참가

20134월 마을기업 사업비지원 서류 제출 (4. 21() ~ 4. 25())

2013531일 무렵 서울시 마을기업 지원사업 선정 구두 통보(참새가 개구리어린이집 홈페이지에 공고)

2013613일 가칭) 봉제산방과후협동조합 발기인 총회 개최 공고(아무렴이 개구리어린이집 홈페이지에 공고)

2013623일 봉제산방과후협동조합 설립 총회 개최

시간 : 오후 2

장소 : 바람쐬다

논의 및 의결안건 :

- 협동조합 정관 논의 및 의결

- 하반기 계획 논의 및 역할분담 등 (홍보 및 조합원모집, 공간구성, 운영준비 등)

 

이후에 협동조합 법인 설립 절차, 구청과 협약 체결, 교사 확보, 터전 마련 등등의 일정이 진행됩니다만,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2013623일 역사적인 설립 총회 사진이 따로 없다. 기억을 더듬어 당시에 페이스북에 설립 총회 사진을 올려놓은 게 기억나서 거기서 찾아왔다. 당시에는 홈페이지도 없었고, 체계적인 운영도 되지 않을 때였다. 손에 쥔 것이라고는 마을기업 선정 결과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손뿐이었다.

 

앞쪽 가운데부터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김경순(참새, 도담엄마), 조현제(아라치, 승서엄마), 이미화(아무렴, 민욱엄마), 조윤경(선하엄마), 김정선(랄랄라, 기주엄마), 박가람(꽃반지, 하준엄마), 김희정(달콤, 시후엄마), 권해철(씽씽이, 동휘아빠), 신진욱(다민아빠) 전체 9명이다. 조합 준비와 설립에 함께 했던 이들 중에서 조윤경, 신진욱 두 사람은 개인 사정으로 조합을 탈퇴하였다.

 

 

 

 

 

 
이름


비밀번호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15
2020년 4학년 방과후 졸업 인사 우보천리 2021-02-18 69
114
조합 이사장의 혜택 - 조합 일에 대한 품앗이 우보천리 2020-09-18 92
113
전이은 조합 탈퇴서 [3] 물총새(이은이수아빠) 2020-09-07 184
112
봉제산방과후 시네마클라우드 오픈 새벽(지후지효맘) 2020-09-04 103
111
서면총회 관련 의견 우보천리 2020-09-01 129
110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시 터전 운영 방법에 대한 논의 [9] 작은별☆(연우윤슬맘) 2020-08-24 289
109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번외 - 노동자 경영참여와 인사위원회 우보천리 2020-07-20 85
108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22 (조합 사업 운영) 우보천리 2020-07-17 76
107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21 (터전운영규정 - 2) - 양육자에 관한 사항 [2] 우보천리 2020-07-17 77
106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20 (터전운영규정 - 1) - 총칙, 터전운영에 관한 사항 우보천리 2020-07-17 112
105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19 (조직체계 - 다섯번째) - 소위원회와 교사회 우보천리 2020-07-17 81
104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18 (조직체계 - 네번째) - 이사회 의결사항, 권한, 역할 등 우보천리 2020-07-09 76
103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17 (조직체계 - 세번째) -이사회와 감사 [1] 우보천리 2020-07-09 103
102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16 (조직체계 - 두번째) - 총회 희의 진행, 위임 등 우보천리 2020-06-30 96
101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15 (조직체계 - 첫번째) - 개요, 총회 우보천리 2020-06-25 106
100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14 (처음 만들 때 이야기 - 마지막) [1] 우보천리 2020-06-16 131
99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 13 처음 만들 때 이야기 - 세번째 [4] 우보천리 2020-06-11 157
98
교육불참 독후감 [1] 레온 2020-06-06 100
97
신입교육불참 후기입니다 [1] 민건맘꼬미 2020-06-05 111
96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12 - 처음 만들 때 이야기 - 두번째 우보천리 2020-05-19 144
1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