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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잘 다녀왔습니다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7-10-23 12:34:42 (7년이상전),  조회 : 212

일요일 저녁 늦게 돌아왔습니다. 3박 4일 꽉찬 일정이었어요.

월요일 출근해,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하다가 어제 저녁은 갑자기 피로가 밀려와 일직 잠들었습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공식적인 방문목적은 북쪽 어린이들을 위한 콩우유공장 준공식 참석

어린이어깨동무 어린이병동 견학 - 이건 이미 지어져 현재 설사와 결핵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어린이전문병원으로, 안에는 공동육아에서 만들어준 놀이방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새로 짓고 있는 어린이병동 견학 - 지금 한참 건설 중인데 이 병동은 난치병어린이를 위한 전문병원으로 쓰여질 예정이라는군요.

 

북쪽에는 간단한 치료만 받아도 될 어린이들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어른이 되어서도 그로 인한 어려움을 평생 갖고 살기도 한답니다.

북쪽에서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가 도움을 주면서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순수하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단체 중의 하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극진한 대접을 받고 왔습니다.

시설만 만들어지고 운영이 안되는 불상사가 없도록 하기 위해 어깨동무에서는 일 년에 두 차례 약품 등을 해마다 지원해 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어느 개인이 많은 돈을 내는 것보다는 남쪽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작은 돈이 합해지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하는군요.

  

교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보이는 건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아리랑 공연은 취소됐습니다. 대신 북쪽 어린이들의 예술공연을 한 시간 정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기계적인 손놀림과 웃음, 모두 하나같이 똑같은 모습을 보며 즐거움보다는 마음이 참으로 착잡했습니다. 박수는 많이 쳐 주었지만 아리랑 공연을 안 본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쪽이 외부 손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화려하게 만들어 놓은 시설도 몇 군데 봤습니다.

물론 주체사상이라는 걸 선전하기 위한 시설이었지요.

인간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젊은 교사들에게 "아이들과 지내려면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앞으로는 그릇된 상상력으로 인한  역사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명성왕과 평양에서 버스를 타고 두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묘향산에도 갔었습니다.

보이는 나무도 남쪽에 보던 것, 하다못해 산자락에서 느껴지는 냄새도 들풀과 돌멩이들의 생김새도 모두 같았습니다.

주몽에 얽힌 역사를  열심히 들려주는 안내원동무의 이야기도 모두 우리가 아는 내용이라는 점이

어찌나 새삼스러웠던지요.   

 

보지 않고 머리 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깨닫는 여정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무수히 듣고 배워온 반공교육, 그리고 성장해서 갖게 된 북쪽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 통일에 대한 그릇된 정보와 막연한 생각들...

그러면서도 짧은 기간 동안 제한된 정보로만 접하는 북쪽의 모습이 다시 편협된 사고를 갖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가 다시 됩니다만.

내일은 5,6학년들 말과글 시간에 특강으로 다녀온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우리가 북쪽에 대해 하고 있는 일은 지원이 아니라, 협력과 화해라 하는군요.

그들은 북한이라는 말보다 북쪽, 남쪽, 혹은 북측, 남측.

이렇게 말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가 원하는 것들을 존중해주면서 서로 협력하고  사는 것이 우리 학교의 중요한 철학이기도 하지요?

 

"어깨동무"라는 이름이 얼마나 정겹게 느껴지던지요.

사실 남북어린이 어깨동무는 지금은 공동육아보다 훨씬 커졌지만 공동육아 사람들이 시작을 한 거지요. 어린이병원에는 후원금을 낸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는데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도 적혀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들도 어깨동무의 후원회원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북쪽의 아이들과 앞으로 어깨동무 하면서 살게 될 날들 위해서요. 시간이 나면 제가 자료를 찾아 자유게시판에 올려 놓을게요.(광고하는 것 같네요. 하지만 광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만 혼자 다녀와서 교사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우리 교사들도 다녀오면 여러가지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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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 2007-10-24 09:48:24 (7년이상전)) 댓글쓰기
잘 다녀 오셨다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간식으로 먹었던 과자 이야기도 들었구요 ^^ 남쪽! 과자랑 비슷한 맛이라고 하더라구요~ 한번 가 보고 싶네요, 올해가 가기전에 어깨동무에도 산학교 장학회에도 가입을 서둘러야 겠습니다. 무사히 다녀 오셔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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