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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제는 긴장도 안된다!
작성자 : 유니콘 29
  수정 | 삭제
입력 : 2007-11-06 07:36:57 (7년이상전),  조회 : 251

 도보여행을 떠나기 하루전날 자령이가 저에게 던진 한 마디였습니다. 처음 탁발순례를 할 때에는

 먼거리를 걸어야 하는 부담과 또 부모와 며칠을 떨어져야 하는 것이 긴장되었었는데 이제는

 거의 산보수준으로 생각하나봅니다.

 

 11월 3일 새벽 5시 30분쯤 무지개와 함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천으로 향했습니다.

 전날 늦게 들어와서 몇 시간 자지 못하고 먼 거리를 운전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 도착해 하니 피곤함이 사라졌습니다.

 걷기 시작한 지 3일 째 된 날! 모두 힘들어 할 줄 알았는데 가보니 별탈 없이 잘 있더라구요!

 민박집으로 들어섰는데 이 녀석들 반갑게(?) 맞아줄 줄 알았는데 다들 시큰둥한 표정으로 안녕하세요?

 아빠! 안녕! 이게 전부였습니다. 며칠을 엄마! 아빠를 보지 못했는데 좀 달려와 안기지는 못해도 ㅠ.ㅠ

 쩝! 맞이 하는 표정하고는....

 

 민박집 아주머니의 푸짐한 밥상을 받아 맛있게 먹고는 짐을 꾹꾹 눌러 승용차에 싣고 출발을 했습니

 다. 유니콘은 차량을 지원온 관계로 같이 도보는 하지 않고, 무지개는 아이들과 같이 걷기 시작했습

 니다. 기산을 출발하여 문산까지 가서 점심을 먹고 거기서 부여로 향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총 길이

 한 20여KM..

 

 저는 아이들이 걸을 코스를 사전 답사해서 파도에게 알려주고 문산에 들어가 점심식사할 곳을 물색

 하고, 시장을 보았습니다.  걸을 길들은 포장된 도로였지만 차량은 그다지 많이 지나지 않은 전형적

 인 시골길이었습니다. 날씨도 춥지 않아 아이들이 걷기에 좋은 쾌적한 환경이었습니다.

 

 문산이라는 곳은 아주 작은 동네에서 딱히 먹거리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귀를 혹 할만한 음식점! 풍미각(?) 시골 중국집이 있었습니다. 허름하게 지어진 곳이라 혹시 영업을

 안 하는 것은 아닐까해서 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을 찾아 물어보았습니다. "아저씨! 혹시 영업해요?

 아이들 6명과 어른 10명이 앉을 곳은 있나요?" 주인왈 " 네 충분히 앉을 방이 있습니다."

 안을 들어가 보니 그곳에 넓은(?) 방들이 몇개 있더라구요! 1번에서 3번 방까지... 컹컹

 

 드뎌 점심시간! 남자아이들은 짜장면 통일! 여자아이와 무지개 말랑말랑은 짬뽕!

 파도와 유니콘은 곱배기 짜장! 그런데 남자아이들이 짜장면을 먹는 것 보소!

 고추가루를 팍팍 뿌려서 먹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먹어야 짜장면의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데나?

 나! 원참 기가막혀서...

 

 식사를 마치고 남은 8.7KM 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를 오전보다 짧지만 오르막이 있는 관계로

 힘들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거의 개의치 않았습니다. 한 1.5 KM를 남긴 지점에서

 제가 전날의 피로로 차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아직 올라면 멀었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벌써

 제 차에 와서 문을 두드리고 트렁크를 두드리네요!

 

 숙소 도착 집을 풀고 아이들과 족구를 했습니다. 아이들이라 해봐야 자령이와 광연이뿐! 준동이

 우현이는 구경만 하네요! 우리 아들이 족구를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습니다. 왠만한 것은 다 받고

 반격을 하더라구요!

 

 고구마! 구워 먹자! 낙엽을 태우고 나무가지들을 모아 그 위에 얹고! 또 주인아저씨가 열심히

 모아 준 낙엽까지 태웠습니다. 아이들은 고구마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불놀이에 집중하였습니다.

 나뭇가지에 낙엽을 꽂아 불을 붙여 돌리고, 옮기고... 마음놓고 불장난 할 수 있는 곳이 없는 이들

 에겐 너무도 좋은 놀잇감이었습니다.

 

 어느덧 해는 지고 식사담당은 식사하고 나머지는 좀 더 놀고, 저는 숙소에 들어가 누웠습니니다.

 방이 따뜻하여 깊이 잠들었나봅니다. 식사 시간이 다 지난 후 아이들이 들어와 떠들고 하는 통에

 깨어보니 헉! 배고픈데 밥 때가 지나 밥 못 먹는 것 아냐? 하는 불안감! 다행히 아이들이 맛있게

 만들어 놓은 김치뽁음밥이 좀 남아 그것으로 허기를 채웠습니다.(?)

 

 자고 갈려고 했는데 준비해 온 것이 없어 무지개와 의논한 결과 밤에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아빠 자고 가면 안돼? 아빠 밤 운전하는 것 힘들잖아?" 하는 자령이의 애처로운 표정을 뒤로

 두고, 광연이는 바지를 잡고,서영이는 무지개가 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 이런 모든 것(?)

 을 뿌리치고 시흥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무지개는 하루 더 걸을 생각으로 남고자 했는데

 다리가 말(?) 안들어서, 월요일이 힘들까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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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윤아빠 ( 2007-11-06 16:07:13 (7년이상전)) 댓글쓰기
그림이 그려지네요.^^ 수고하셨어요.
새참 ( 2007-11-08 10:41:2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남을 추억이 될것 같네요.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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