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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이야기(1)
작성자 : 파도(한상윤)
  수정 | 삭제
입력 : 2007-12-07 11:32:13 (7년이상전),  조회 : 201

피곤하다는 이유로

너무 내용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당면한 학교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한참 동안 올리지 않았던 도보여행 이야기를 이제사 올립니다.

 

변명을 하나 더 하자면

워낙 기나긴 여행이었다 보니

저 스스로도 이것을 정리하고 숙성시킬 시간이

조금은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9박 10일의 여정.

그 여정의 분위기나마 살짝 느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10월 31일

아침부터 날이 흐리긴 하지만 아이들의 분위기는 비교적 밝았습니다.

여렵게 차량 지원을 해 준 제 친구(별명을 ''눈빛''이라고 붙였습니다)의 차에

5학년 남자아이들과 제가 타고

말랑말랑과 여자아이들, 그리고 준동이가 인천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각각 군산으로 떠났습니다.

 

 

군산터미널. 낙후된 지방의 현실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터미널에서 모두 만나 점심을 먹고 눈빛의 차와 눈빛이 전화해서 부른

눈빛의 친구(별명을 에바라고 지었습니다)의 차 두대에 나눠타고

숙소인 야미도로 향했습니다.

 

 

야미도로 들어가는 새만금방조제 길입니다.

짙푸른 바다 한가운데 흙더미를 쏟아부어 놓고

마치 달 표면이나 사막과도 같은 풍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미친듯이 흔들리는 지프차 안에서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씁쓸함이 마음 한켠에 남습니다.

 

 

야미도. 서해의 한적하고 외딴 섬이지만

새만금 개발의 혜택(?)으로 이제 육지가 되었습니다.

짠내나는 촌스런 어촌의 풍경이 아직은 마음을 놓게 만들지만

내년, 내 후년에도 이와 같은 모습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같은 곳을 가서 같은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도

누가 찍느냐에 따라 사진의 정서가 달라지는 듯 합니다.

멸치를 말리는 할머니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을 줄 아는 말랑말랑의 느낌이 아름답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모두 낚시를 하러 나왔습니다.

새만금이 고향이고 낚시 동호인인 눈빛의 지도로

아이들은 짝을 지어 조심스레 채비를 갖춥니다.

 

 

조심스럽게...

 

미끼도 바늘에 꿰고...

 

 

하나 둘씩 낚시를 시작합니다.

검은 옷이 파도친구 눈빛. 준동이 옆이 에바입니다.

 

 

드디어 첫 입질이 올라왔습니다.

새끼지만 그래도 ''우럭''이랍니다.

 

 

한두시간 낚시를 즐긴 후

해가 뉘엿뉘엿 바다 저편으로 넘어갑니다.

아이들 대부분 한마리씩 손맛을 보고(자령이는 세마리)

숙소로 돌아가 저녁을 준비합니다.

 

 

첫날 저녁.

멸치와 김, 김치와 점심때 남아 싸온 탕수육.

그리고 골뱅이가 거의 없는 골뱅이소면이 메뉴입니다....

 

 

열악한 여건에서도 깔끔하게 뒷정리를 하는 세희

 

첫날은 그렇게 여행 온 기분을 느끼며

내일부터의 여정을 위해 편안히 쉬며 놀았습니다.

뒷정리 후 하루나누기 하고 씻고 자리펴니 9시 반.

남자아이들은 모두 꿈나라로 떠나버립니다.

 

11월 1일

 

 

실질적인 도보의 첫날입니다.

아침을 먹고 새만금을 빠져나와 눈빛, 에바와 작별합니다.

 

 

첫 번째 인솔은 준동이.

준비한 조끼도 갖춰입고 나름 그럴듯한 모습으로 일행은 여정을 시작합니다.

 

 

출발은 새만금방조제 입구인 군장산업단지입니다.

널찍하게 닦아놓은 도로 옆으로는 이제 곧 사라질 갯벌이 보입니다.

 

 

푸른 바다도 보이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너른 들판도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다 평화롭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모습은 첫날치고는 무척 평온합니다.

1학기때 한번 해 보아서인지 여유가 느껴집니다.

 

 

첫날 걸은 거리 18km. 거리도 비교적 짧고 모든 길에 인도가 있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은 날이었습니다.

두번째 숙소인 군산 시내의 해변여관.

시설이 허름해서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이들은 이 곳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이불 펴고 뒹굴뒹굴.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대전에 볼일 있어 오셨다가 군산까지 들러 과일 한바구니 주시고 가신 국화 덕에

비타민 보충은 걱정없이 맛나게 간식을 먹으며 하루나누기를 한 뒤

채송화가 하사한 수학문제를 푸는 시간입니다.

 

 

준동 : 파도, 이렇게 푸는 게 맞는 건가?

파도 : ..............????

 

 

둘째날도 자리 깔고 씻고 나니 아홉시.

남자아이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골아 떨어집니다.

세살 주제에 잠 안자고 버티는 우리 딸보다 훨 낫습니다.

 

....스크롤 압박으로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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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갈이 ( 2007-12-08 11:18:59 (7년이상전)) 댓글쓰기
파도만 수학에 약한 게 아니죠^^ 논밭과 갯벌을 포기하고 공장을 짓는 모습이 초가생태주택을 포기하고 석면덩이집을 지었던 오류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씁쓸하게네요. 파도가 느낀 "쓸쓸함"을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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