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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살이 다녀온 이야기(청국장 만들기)
작성자 : bys6701채송화
  수정 | 삭제
입력 : 2007-11-04 21:21:10 (7년이상전),  조회 : 224

 2박 3일 1,2,3,4학년 가을 들살이 잘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차갑고 교사 포함해서 인원이 35명인지라

얼마나 북적대고 시끄러웠을지 상상이 가지요. 밥 먹는 것도 줄 서서 먹고, 나들이도 줄서서 가고.

아이들은 마당과 논두렁을 오가며 줄기차게 놀고  감나무 까치밥마저도 긴 장대로 따서 혼자 몰래

먹느라 숨도 쉬지 않고 먹던 녀석들도 보이고, 먹어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녀석들이었습니다.

 

 3,4학년들은 놀기도 해야 했지만  청국장 만드는 게 더 들살이의 목적이었습니다.  본래 3박4일 이어야만 콩을 불리고 삶고 앉히고, 불 때고 찧어서 청국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2박3일로 하다보니 콩을 불리고 삶고 불때는 것은 아침햇살 선생님 몫이 되고 말았습니다.

 

 둘째날 아침, 볕이 따뜻하게 드리우는 작은 집 마당에서 저마다 청국장 만드는 방법 숙제해 온 것을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먼저 한님이가 조사해 온 것을 발표하고 다르게 조사해 온 것이 없어  아이들은

아침햇살이 앉혀놓은 소쿠리 천을 여니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갈색으로 변한 콩, 발효를

위해 볏짚을 박아놓은 것도 보고, 발효균(바실리스 서브틸리스)이 생길 듯 콩 표면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는 모습도 보고, 차가운지 따뜻하지 만져도 본 다음 군불 때서 따뜻한 아랫목에 놔두고 다시 밖으로 나와서 질문을 하나씩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바실리스 균은 어떻게 생기나?

 청국장은 언제부터 해 먹었나?

 발효는 정확히 몇 시간후에 생기나?

등등의 질문을 하고 아침햇살이 정확하게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셋째날 아침, 12학년들은 마을 나들이를 떠나고, 3,4학년들은 작은집 마당으로 모였습니다. 이제는

발효에 대해서 정확히 알게 된 제가 정리해서 설명을 해 주었고, 이제 콩이 어떻게 변했을지 정말

공부했던 대로 치즈처럼 콩에 끈끈한 실이 생겼을지 궁금했습니다.  아이들은 방으로 들어가서 소쿠리를 열어보니 정말 주걱으로 저을 때마다 콩과 콩사이에 실이 생겼고,. 콩들이 벌레처럼 꿈틀꿈틀

움직이는게 얼마나 신기하던지요.  제 눈 앞에 벌레들이 스멀스멀 움직이는 듯도 해서 소름이 쬐끔.

 

다라 위에 콩을 부어 절구로 쿵쿵 찧는라 힘들어 하고, 한 쪽에선 콩 속에 박혀 있는 볏짚을 골라 내느라 힘들어 했습니다.  볏짚이 끈끈하고, 콩들도 잘 떨어지지 않아  손을 몇 번 씻어야만 하기도 하고

징그럽다고 손도 못대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모두들 돌아가며 고추가루를 넣고 절구로 찧어서 학교에

가지고 가서 청국장을 끓여 먹기로 하고.  마무리로 아이들과 글쓰기를 한 다음에 부랴부랴 밥을 먹고

차 시간에 맞추어 마을 앞길까지 헐레벌떡 뛰어와 차를 타야 했습니다.

 

 이번 들살이와 더불어 뿌듯했던 것은 이제 정말 3,4학년들이 저희들끼리 재밌게 놀줄 안다는 게

 좋았습니다.  만나면 부딪히고, 싸우고 울고 하던 녀석들이 이제는 도란도란 앉아서 이야기도 할

 줄 알고, 연극도 하고, 제 이야기도 진지하게 들어주어서 제법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로 돌아가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겠지만  채륭이가 몰라볼 정도로 마음도 너그러워지고 

 동생들에게나 친구들에게도 잘하고 노래도 어찌나 잘 부르던지  3,4학년 아이들이 뿅 갔다는 것

 아닙니까?  

 

 청국장 만들기에서 제일 감사한 것은 볏짚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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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 2007-11-05 10:07:40 (7년이상전)) 댓글쓰기
그 청국장 참으로 맛나게 끓여 먹었답니다. 진이야, 맛있게 먹었다, 고마워~ 했더니, 3,4학년에게 고마워 해야 한데요, 아침햇살과 볏집에게도 고맙고... ^^ 오늘 저녁 수빈이가 오면, 자세히 물어봐야 겠어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반짝반짝'' 그릇 씻을게 없었읍니다. ^^
새참 ( 2007-11-05 10:58:2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희도 오늘 아침 다른반찬없이 청국장 보글보글끓여 맛나게 밥한그릇 뚝딱. 감사감사^^
아카시아. ( 2007-11-06 00:00:0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는 아직 청국장을 만들어 본적도 없는데...우리 아이들에게 배워야 겠어요....저보다 청국장을 만드는데는 선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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