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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이의 인라인스케이트
작성자 : 노루귀
  수정 | 삭제
입력 : 2005-06-01 00:37:36 (7년이상전),  조회 : 483
2005/5/27/쇠 맑음
제목: 인라인 스케이트 연습하기
오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탔다. 수빈이 아저씨가 가르치셨다. 처음에는 자신없었는데 넘어지기를 연습하면 잘된다고 아저씨가 말슴하셨다. 정말 넘어지기 연습하기를 하니까 잘돼었다. 측구때는 하현이 누나편 하였는데 내가 들어간 편이 이겼다.(6:4)

우현이의 인라인스케이트는 벌써 4년째 차 뒷트렁크에 실려서 놀고만 있었다. 할아버지가 선물로 사주셨는데 멋있는 보호장구만 끼고 멋만 내다가 가르치려고 들면 한번 넘어지고 나선 끝이다. 근데 그걸 가르치겠다는 부모도 한번도 타보질 않은 것을 가르치겠다고 했으니 웃기는 일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아이도 다른아이들처럼 신나게 씽씽 타기만을 바라고 윽박지르기만 했으니... 우현이도 참 힘들었을게다. 자기도 다른 아이처럼 타고싶기는 한데 잘 안되니 얼마나 속상했을까.
금요일, 아저씨들 한테도 신경질만 내고 안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돼서 몇번이나 다짐을 한다.
"우현아, 잘 안되도 화내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타도록 해."
"응"
"타는 건 중요한게 아니야 즐거운 마음으로 타는게 중요해. 잘 안돼더라도 화내지말고 응? 아저씨는 아주 잘탄데. 그러니까 우현이한테도 잘 가르쳐 주실거야. 그러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재미있게 타도록 해봐. 알았지?"
"응"
아이고 이젠 모르겠다. 겪어보시면 아시겠지...
그날 다녀와서 우현이는 왠지 너무 신나보인다.
"엄마, 나 이제 인라인스케이트 탈 줄 안다!!! 내가 보여줄께"
"응 그래.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그냥 자고 내일 보여줘"
토요일 할아버지댁에 갔다. 오후에 할아버지를 만나자마자 끌고 나간다.
우선 멋있게 보호장구를 착용한다.
"도로에서 타면 위험해.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타야하는데..."
아쉽지만 아파트 내에 있는 산책로에서 타기시작한다.
우선 스케이트를 신고
"엄마, 꼭 맞게 신어야지돼. 안그러면 잘 안돼. 도와줘"
무식한 엄마는 여태 어떻게 조여줘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끙끙매며 신겨준다.
신을 신은 우현이 일어서자마자 멋있게 넘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엄마, 이렇게 넘어지면 다치지 않아. 아저씨가 가르쳐줬어. 이젠 넘어지는 거 하나도 안 무서워"
오! 맙소사.. 이걸 가르쳐주면 되는 것을...넘어지는 방법을... 무식한 엄마의 뒷통수를 친다.
그리고는 서서히 움직이지 시작한다. 약간 비틀비틀하지만 점차 자세를 잡아가는 우현이 이젠 정말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다!!!
속으로 엄마가 얼마나 감격했는지 우현이는 모를거다. 아니 우현이가 더 감격스러웠을까.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진짜 해냈다는 그 즐거움을 우현이는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1시간을 타고 땀을 뻘뻘 흘리며 모자를 벗어던지고 바람속에서 우현이는
"엄마, 너무 시원해..."
엄마도 너무 시원하다. 늘 조금씩 늦게 가는 우현이. 성질 급한 어미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얼마나 조바심을 냈는지 ....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두려운 상황을 실제로 경험해보게 하는 것, 그걸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엄마가 먼저 익히고 몸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든 날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우현아 정말 잘 타게 됐구나, 너무 자랑스러워. 아저씨가 잘 가르쳐주셨네. 아저씨한테 고맙다고 편지쓸까?"
"응(신나게)"
그리고 오늘 정성들여 편지를 썼다.

수빈이 아저씨께
수빈이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박우현입니다.
4일전 인라인스케이트 연습
잘 가르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쓴날:2005/5/31/불

박우현 드림(드림이라고 쓴 건 처음인것 같다)

뒷장에는 멋있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우현이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아래에
수빈이 아저씨!!!
고마워요!!!!! (느낌표가 무려 다섯개나...)

꽁돌,하현아버지 수고하셨구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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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프로 ( 2005-06-01 11:19:5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이 글을.....산학교 소식지에 실읍시다. 강추합니다.
꽁돌 ( 2005-06-01 13:32:43 (7년이상전)) 댓글쓰기
편지 잘 받았다고 우현이에게 전해주세요. 그리고 수빈이 아저씨도 재미있어 했다구요. .....그날 저는, 그냥 재미있게 놀기만 했어요. 땡볕아래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하현아빠가 수고하신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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