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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6-03-22 23:05:29 (7년이상전),  조회 : 333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야구가 올해 1학년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어른들의 염려로 중단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야구는 할 수 없다"
몇 번 이야기했으나 고학년 남자아이들의 욕구를 누를 길은 없어 결국 방망이만 금지, 부드러운 공 사용. 거기까지만 허용했으나 아이들은 교사실에 놓아둔 방망이를 가져다 심심찮게 휘두르는 게 요즘의 모습입니다.
저는 그냥 두고 싶고 1학년들의 엄마 달님은 동생들이 다칠까 계속 걱정하고.
그리고 얼마 전의 세계야구대회 때문에 결국 아이들의 야구열기와 욕망은 주체할 길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주일에 한 번 정도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고 아이들은 벼르다가 오늘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준동이가 일이 있어 빠지고 광연 우현까지 4,5,6학년 남자아이들 모두 집합입니다.
출발 전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죠. 광연이와 우현을 데려갈 것인가의 문제였는데 이유인즉슨 민혁이의 공이 너무 세기 때문에 키와 힘에서 열세인 두 아우가 다친다는 거였는데 둘은 당당히 자기들도 '4학년이므로 빠질 수 없다'였지요.
그래서 결국 제가 10명을 차에 싣고 영태네 가는 길의 작은 공원에 내려주었는데 우리 학교 마당보다 좁은 동그란 운동장이 있더군요. 아이들은 절더러 걱정하지 말고 그냥 가라고 하는데 그래도 노파심에 차를 돌려서 건너편 화원에 대 놓고 놀이판을 지켜보는데 마침 우현이 안타를 쳐서 2루까지 갔는데 홈으로 공을 잘못 던지는 바람에 홈인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됐지요. 민혁이가 정말 평소답지않게 살짝 잘 던져준 볼이 우현이의 방망이에 제대로 맞은 겁니다. 모두 자기들 일처럼 기뻐해주는 우리 아이들을 보며 저는 안심을 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곳에서의 놀이장면을 너무나 훌륭하게 아이들 마당에 묘사한 다훈에게 박수를 보내며)

떠나기 전 6학년들은 다치면 어떡하느냐, 돌봐줄 어른도 없다 등등 염려에 넉살을 떨며 그러더군요. "다치는 건 자기들 책임이다. 선상님 책임이 아니다."
사실 저도 별로 염려한 건 아니었습니다. 놀이에서는 아이들을 믿는 편이지요. 제가 수 년 동안 지켜본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를 조절하는 힘을 갖고 있었으며 놀다가 조금은 다칠 수도 있다는게 평소의 생각인데 부모님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끼리 야구하는 거 위험한 건가요?
그래서 매주 한 번쯤은 방과후에 이렇게 고학년들은 원하는 곳에 아이들을 보내주는 것도 좋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학교에 돌아오니 마당에선 1,2,3학년 아이들이 흙을 이용해 호미와 꽃삽으로 댐놀이(수도가 고장나 물이 조금씩 새거든요)를 하며 수로를 만들고 있었고 텃밭에서는 고양이선생님과 아이들이 돌을 골라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들이 너무 예뻐서 한참동안 구경을 했습니다. 형들만 열심히 따라다니던 채륭이가 어찌나 차분하게 동생들과 놀고 있는지 가서 안아주고 싶더군요. 서영이와 하현이가 집으로 돌아간 후여서 세희까지 이 놀이에 참여하고 있었답니다.
1학년부터 6학년이 함께 노는 모습은 그것대로 좋고, 이렇게 따로 노는 시간도 이 아이들에게 곡 필요한 거지요.
사실 어제는 상윤이, 은석이부터 6학년들까지 남자아이들 모두 마당에서 자유축구라는 것도 하대요. 그냥 자기 앞으로 공이오면 아무에게나 차는 거래요. 저도 들어가 몇 번 찼는데 다른 때처럼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지 않아 좋았지요.(평소에는 지나가다가 가끔 공을 차면 아이들이 "아침햇살"하고 소리를 지르거든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아이들의 놀이를 바라보며 저는 늘 감탄을 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저맘 땐 노는 게 최고야"
매일 매일 놀아도 지치지 않았던 시절, 모두 겪어보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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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 2006-03-23 09:46:28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매주 수,금요일은 광연이가 형들과 놀고 싶다고 해서 바둑학원엘 가지 않습니다. 제가 가끔 큰아이들을 차에 실어다 공원에 날라다주어야겠네요. 저도 한편에 껴서 야구를 하고 싶은데 아이들이 끼워줄까요???
새참 ( 2006-03-28 01:11:04 (7년이상전)) 댓글쓰기
동생들 다칠까봐 그렇게 좋아하는 야구도 맘껏 못하고 에고에고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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