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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살이 이야기(감자 캐기)
작성자 : ohj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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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06-26 03:21:28 (7년이상전),  조회 : 472
무더운 날씨였지만 들살이는 잘 다녀왔습니다. 물론 이번 들살이 큰 주제였던 감자 캐기는 아주 성공적 이였습니다. 감자는 아주 큰 목욕다라 두 개에 가득 담겨졌습니다. 생육기간이 3월 31일에 씨감자 심어서 6월 23일에 수확했으니 86일간 키웠습니다. 감자의 성장과정을 보면 3월에 아빠들이 땅을 갈아엎어 주셨고, 4월에 5학년을 중심으로 한 아이들이 씨감자를 심었고, 엄마들의 봄나들이에서 풀을 뽑아 주었고, 5월의 들살이에서 감자에 북을 주고?, 순도 질러주고, 28점무당벌레도 잡아 주었고 그리고 아침햇살이 매 주 온양 집 다니시면서 보이지 않은 노고와 정성으로 기른 감자는 우리의 땀의 결실이기에 아이들은 더욱 자랑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5학년들은 감자를 골라 자루에 담아 무겁지만 거뜬하게 나르는 모습은 노동의 결실에 대한 기쁨을 느끼게 해 주었을 것입니다. 농부들이 말하듯이 “땅은 정직한 거여”라고...
또 우리의 감자는 7월 3일에 열리는 산학교 장터에서 마무리 됩니다.

1,2학년은 아침햇살차로 출발하여 3,4,5학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3,4,5학년은 온수역에서 만나 영등포에서 모모와 결합하여 기차타고 온양온천역에 내려 콜벤을 차고 12시 정도에 아침햇살 집에 도착했습니다. 3,4,5학년들은 이제는 대중교통에 대한 익숙함과 그간의 경험 때문인지 칭찬도 받으며 여행의 기분을 느끼며 갔습니다. 일찍 도착한 채륭이가 제일 반갑다며 양팔을 벌리며 환영해 주었고, 혜원이도 먹고 있던 김 주먹밥을 얼른 입에 넣어 주었습니다. 맛단지도 함께 계셔서 더욱 반가웠지요.
날씨가 더운 탓에 먼저 물놀이를 해야 했지요. 아침햇살은 약간 헌 스프링클러를 이리저리 만지더니 두 줄기로 뻗어지는 분수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상태가 양호한 스프링클러는 아니지만 흥분한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는 망아지들처럼 푸른초원을 뛰어 다녔습니다. 이어진 호수를 아이들이 계속 밟아서 애를 먹였지만 찌는 듯한 무더위를 식혀주는 것은 물놀이가 제일이더군요. 가뭄 때문에 물이 부족할까바 조금 걱정을 했습니다.

땀도 식히고 옷도 젖은 김에 감자 캐기를 했습니다. 5학년이 먼저 들어가 시작하고 이어 저학년도 합세하여 모두가 감자를 캤습니다. 호미가 4자루뿐이어서 자연스레 일의 분담이 이루워집니다. 감자넝쿨 걷는 아이, 캐는 아이, 감자 담아 나르는 아이들 모두 바쁩니다. 뿌리에 달려 나오는 감자가 너무 신기하고, 자기주먹보다 큰 감자가 더욱 신났고, 사탕만한 감자는 귀여우며, 한 뿌리에 서너 개의 감자가 들어 있는 것에 아이들은 좋아 했습니다. 여기저기를 산만하게 캐다 보니 미쳐 캐지 않고 지나가는 것도 있어 아침햇살, 맛단지, 모모가 다시 캐기도 했습니다. 지명이는 콩알만 한 감자만 주워 담았고, 한동이는 뻣뻣하게 서서 감자 캐는 것만 감독 했지요. 그러나 감자 나를 때는 한동이가 한 몫 했답니다. 광연이, 자령이는 끝까지 호미를 놓지 않고 파고 또 파서 숨어있는 감자 한 톨까지 주워 담았습니다. 그 끈기에 교사들도 놀랬답니다. 그러나 일하기 싫은 공주님과 왕자님들도 있었답니다.^^ 중간에 수박으로 새참도 시원하게 먹었습니다. 곤충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은 부수입으로 곤충도 많이 발견하면서 즐거웠습니다. 아이들이 부지런히 담고 담아서 감자는 큰 목욕다라에 두 다라 가득 찼습니다. 수빈이는 우리가 캔 감자에 입이 딱 벌리고 말문이 막힙니다. 너무 많아서... 너무 좋아서...

감자 캐고 마당에 접시꽃이 흐드러지게 피워있어 꽃구경하고 앵두 따 먹으면서 좀 쉬고 나서 마당 한쪽에서 황토염색을 했습니다. 황토를 다라에 담아 3분의 1정도 물을 채워 소금 한주먹을 넣고 황토를 풀어 황토 물을 만들었습니다. 티를 가져오는 아이들 순서대로 다라에 둘러 앉아 황토의 부드러움과 고운 색깔을 느끼면서 조물조물 티에 물을 들였습니다. 맑은 물에 행굼을 해서 햇볕에 널어 놓으니 참 예쁩니다. 다음날 오전에 다시 한 번 해서 말리니 더욱 곱게 들여졌습니다. 모두 만족해했습니다. 동현이도 잘 들여졌다며 예쁘다고 자랑합니다. 수빈이는 집으로 돌아갈 때 어느새 갈아입었는지 황토색으로 한 벌 입고 있어 좋았습니다.

들살이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먹거리입니다. 저녁에는 가마솥에 삼계탕을 끊여 먹었습니다. 가마솥에 뽀얀 국물이 보글보글 끊고 있는 삼계탕은 정말 꿀맛입니다. 노릇하게 누룽지도 눌어 맛있고, 광연이가 인삼가루를 가져와 더욱 맛이 있고 몸에도 좋은 삼계탕이였습니다. 그리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불을 때서 끊여주시는 아침햇살의 정성 때문에 더욱 맛도 있었습니다. 이 보양식으로 우리 아이들은 이번 더위는 잘 견딜 것 같지요.^*^
닭 건져서 뜯어 먹고 뽀얀 국물에 찹쌀밥 말아 먹으니 너도나도 두 그릇 이상을 먹어 치웠습니다. 한동이는 무려 5그릇을 먹어서 다음날 감자 나르는 데 일조했습니다.

저녁에는 조용히 그림을 그리면서 지냈습니다. 모두 만다라를 하고 있습니다. 1,2학년은 늦어 산책은 못하고 위층에서 올라가고 자기로 하고, 3,4,5학년 일부는 담력훈련 한다며 웅성웅성합니다. 위층에서 자려던 영태와 채륭이는 똥줄이 타지요. 우리도 하고 싶은데... 창문 넘어 보고와 우리만 못하게 한다고 달님이 나쁘다고 합니다. “영태와 채륭이는 이제 1,2학이라 앞으로 제일 많이 할 거야”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 대신 무서운 남양특집을 들려주니 그나마 공포체험을 한 듯 군말 없이 잠들었습니다. 방에서 어느새 나온 수빈이는 내 무릎에 누워 잠이 들어 있습니다. 에너지 소모가 많았던 종은이는 힘든지 제일 일찍 잠들었고, 방에서는 맛단지와 혜원이가 잠들어 있었고, 문주는 열이 좀 있어도 새근새근 잠들어 있더군요. 모두 잠든 모습을 보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이제야 3,4,5학년들은 잘 준비를 합니다. 모두 정리를 끝내고 아침햇살과 모모와 함께 밤이슬 맞으며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평가하며 마감했습니다.

들살이 오면 아이들의 기상시간이 참 빠릅니다. 6시전인데도 일어나 밖에서 노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2층에 1,2학년들도 수빈이가 가장 먼저 일어나고 이어 혜원이도 일어나 수빈이의 꿈꾼 이야기로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문주는 밤보다는 열이 조금 내려 있고 여전히 잠니다. 거실에서 잤던 종은, 영태, 채륭이가 순서로 일어나서 이부자리 정리를 하자고 했더니 모두 군말 없이 이부자리 정리를 했습니다. 1,2학년이지만 모두 잘 하더군요. 예쁘게도... 1.2학년들이 천방지축 날뛰기도 하지만 모두 야무진 모습들이 많이 있습니다. 김치찌개에 계란후라이, 어제 먹던 닭죽으로 든든한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어제 감자 캐느라 힘을 많이 썼던 자령이와 몇몇 아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배고프다고 난리였습니다. 밥 먹고 5학년들은 감자 분류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대, 중, 소로 감자를 골라 각 자루에 담아 아침햇살 차에 실어 놓는 것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캘 때는 몰랐는데 호미에 찍힌 감자가 많아 아이들이 많이 안타까워했답니다. 위에서는 저학년들도 하고 싶어 했지만, 5학년 수업이라는 경계를 확실히 지워 주워 아이들도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를 배웠답니다. 이후 자유롭게 놀다가 황토염색 한 번 더 해서 널어 놓고, 5학년은 안에서 주제학습을 하고, 1학년부터 4학년은 마당 잔디밭 큰 다라에 둘러 앉아 감자 까기를 했습니다. 아주 햇감자라 숟가락으로 술술 껍질 벗기는 재미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부추도 다듬어 보면서 가사체험을 했습니다. 벗긴 감자는 가마솥에 쪄서 돌아갈 때 간식으로 먹기로 했습니다. 즐겁게 일했으면 즐거운 놀이가 있어야겠지요. 우리는 잔디밭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 수건돌리기를 했습니다.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하니 아이들은 놀이에 푹 빠져듭니다. 모모가 함께 해 주어서 더욱 좋았지요.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12시 전부터 짐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짐 챙기는 일도 모두 익숙합니다. 1학년까지 모두 거뜬히 짐 챙겨 나옵니다. 몇몇 빠진 물건만 챙겨주는 일이 전부였지요. 훌륭훌륭^^
점심은 카레라이스를 먹고 찐 감자와 물을 챙겨 아침햇살 집을 떠나 왔습니다. 들살이 이어 가족여행을 기다리는 우현이와 아침햇살만 남겨두고...
돌아오는 날은 아이들이 더위에 지쳐 모두 힘들이 없습니다. 기차 안에서 일부 아이들은 자고 에너지 많은 저학년들이 조잘조잘 이야기합니다. 제 뒷좌석에서는 모모가 종은이와 채륭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니 조용하게 옵니다. 수원에서 지명이와 동현이를 내려주고 우리는 영등포에 내려 전철타고 온수역에 도착하여 해산...

1학기에 마지막 들살이였습니다. 세 번째 들살이여서 대중교통 이용부터 1박 2일간 함께한 생활에 대한 익숙함이 아이들에게 보였습니다. 물론 고학년과 저학년의 적절한 분리로 조금은 학년마다의 생활흐름과 호흡을 가져갈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맛단지의 역할과 모모의 역할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 들살이는 감자 수확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기쁨이 제일 클 것입니다. 더 할 이야기는 많지만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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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s6701채송화 ( 2005-06-26 23:01:18 (7년이상전))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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