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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잎새방 아마일지
작성자 : 또치
  수정 | 삭제
입력 : 2009-06-21 23:59:46 (7년이상전),  조회 : 452
에게? 잎새방 날적이는 은세, 가희, 지민, 규단이 이렇게 딸랑 네 개 뿐?

앗싸! 그럼 오늘 아마일지는 '날적이'로 대신하면 되는 거구나.^^

잎새방 아이들 재우다가 결국 못 재우고 세 시 넘어서 꽃다지에게 SOS를 쳤고, 그 사이 잠시 한시간동안 날적이를 열심히 썼드랬습니다.

엥? 근데 꽃다지 왈 '홈페이지에 아마일지는 꼭 쓰셔야 되여' 헉~ 뭐라굽쇼? 날적이로 대체하는 것 아니었나요? '날적이는 뽀너스고 아마일지를 쓰셔야 그 내용을 공동육아일지(?)에 붙여 놓을 수 있거든요'

네 친구들 아마 분들은 또치의 의도치 않은 뽀너스 날적이를 받아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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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30분에 주빈이를 터전에 데리고 갔어요.
오솔길 : (놀래하며)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또치 : 먼저 데려다 주고 집에 가서 아마활동 매뉴얼 공부하려구요.

다시 집에 와서 한 시간 동안 아마 매뉴얼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또치. 오늘 만날 우리 잎새방 친구들. 가희, 은세, 규단이, 정환이, 지민이, 하진이, 승범이, 해승이 이렇게 여덟 친구들.
근데, 저는 당연히 교사 일인과 함께 하는 줄 알고 별 긴장 안했었는데, 어라? 저 혼자 잎새방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거더라구요. 점점 얼굴이 굳어지더군요.

9시 30분. 터전에 도착해서 매뉴얼대로 옥상에 올라갔어요. 세탁기 속 걸레를 널고, 마른 걸레를 걷어 정리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미 꽃다지가 싹~ 정리를 해놨더라구요.
잠시 아이들이 2층에서 놀고 있는 동안 잎새방으로 내려와 날적이를 살펴봅니다.
날적이 수첩 수가 의외로 적더군요. 잎새방 아마들 날적이 열심히 적읍시다. ^^

규단이를 마지막으로 해서 10시 전후해서 잎새방 친구들 모두 모였어요.
잎새방에서 모여서 오늘 나들이를 어디를 갈 지 정합니다.
모두들 '딸기 놀이터'를 외칩니다.
또치 : '근데, 또치가 아직 딸기놀이터를 가본 적이 없는데, 누구 길 잘 아는 친구 있어?'
지민이 해승이가 자기들이 길을 알려주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렇게 길을 나섰습니다.
엥? 근데... 친구들 딸기놀이터를 향하는 줄 알았는데 성산초등학교 정문쪽을 향하길래 그냥 고개만 갸우뚱하며 친구들을 따라갑니다. 성미산 근처까지 왔는데 해승이, 지민이 저에게 날카로운 질문...
'여기는 딸기 놀이터 가는 길 아니라, 성미산 가는 길인데?'
'아니. 또치가 길 몰라서 너희들 따라온 건데...'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할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 단지 길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아이들에게 다음에 아마 할 때는 꼭 딸기놀이터로 가기로 하고 성미산을 향했어요.
잎새방 친구들 처음에는 약간 투덜거리다가 그것도 잠시 금새 짝손한 친구들과 다시 얘기꽃을 피우며 고맙게도 성미산으로 향해 줍니다. 고맙다 얘들아~

성미산에 올라 평소 산책한 길로 가려하니 해승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또치! 이쪽길이 더 재미있어'
아이들 또치 의견보다 해승이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따르면서 해승이가 올라가는 길을 향합니다.
'어~ 그래!'
옆에서 등산하다 쉬고 계신 아저씨들과 아주머니들 한심한 듯 저를 쳐다봅니다. 끙...

산 정상 놀이기구가 있는 그늘에 도착합니다.
가져온 물 한잔씩 마시고 제각기 알아서 놀기 시작합니다.
규단이는 어른들이 사용하는 운동기구를 그네 타듯 씽씽 타서 또치는 기겁을 하여 달려가 뒤로 넘어갈 걸 대비하고 서 있는데... 한 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더군요.
하진이는 그런 규단이의 모습을 보고 옆 운동기구에 매달려 조금 서툴게 따라하니까 규단이가 와서 '내가 가르쳐줄께. 여길 이렇게 잡고 이렇게...' 하며 함께 합니다.

승범이 지민이는 어딘가로 달려갔다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지칠줄 모르고 뛰어다니고, 해승이의 경우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서 조용히 놀다가 옆에서 놀고 있는 정환이에게 살짝 '우리 톰과 제리 놀이 할래?' 의중을 묻습니다. 나중에는 또치한테도 묻길래 '그래'해 놓고 다른 친구들 살피느라 신경을 못 썼는데, 한참 아이들 챙기고 있을 때 내 옆으로 와서 섭섭한 듯 '나랑 톰과 제리 하기로 했는데, 왜 안해?' 하더군요.
'아이고 미안해! 해승아! 내가 무슨 역할이지?'
'톰과 제리 아빠'
'그래! 톰과 제리! 아빠가 뭐 해줄까?'
'나 배고파'
주변 아카시아 잎을 따와서 해승이에게 먹여주는 시늉을 했습니다. 몇 개 먹는 척 하더니 금방 기분이 좋아져 '나! 이제 배불러' 하고는 다른 놀이를 하더군요.

가희는 있는 듯, 없는 듯 친구들 하는 거 따라하거나 옆에서 보며 웃습니다. '재미있어? 가희야?' 물으면 수줍은 듯 씩~ 웃고는 다시 하던 놀이를 계속 합니다.

작은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요. 한 참 잘 놀고 있던 지민이가 똥이 마렵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오리에게 전화를 했더니 곰돌이가 받아 '근처에서 뉘세요'라는 짧막한 답변...
지민이 안고 비탈길 구르듯 내려와 수풀에 앉혔더니 '이미 쪼끔 쌌어. 근데 설사야'라고 합니다.
물티슈로 응급 처방만 해줬더니 다시 씩씩 거리면서 올라가서 신나게 놀더군요.
나중에 낮밥먹고 지민이는 다시 응가를 했는데 변이 좀 풀어져 있더라구요. 배가 아프다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
정환이는 나뭇가지를 가지고 놀다가 턱을 약간 찔려서 피가 조금 나서 소독하고 후시딘을 발라줬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숨바꼭질 잠깐 하고 철봉에 누가 오래 매달리나 시합을 했습니다.
첫번째 지민이는 서른 셀 동안 매달려 있더구뇨. 저 또한 엄청 놀랐습니다.
그 기록을 아무도 못 깨뜨리던 중 정환이가 마흔 셀 동안 버팁니다. '우와~ 대단해 정환아!' 하니깐
지민이 다시 눈빛 번뜩이며 다시 한다고 매달립니다. 세상에 예순을 넘어 일흔을 셀 때까지 씩 웃으면서 버텨냅니다. 도대체 저 괴력은 누구에게서...

'얘들아! 이제 낮밥 먹을 시간이야. 내려가자'
한참 재미들린 친구들 일제히 그리고 제각각 '싫어. 안가~' 합니다.
어렵사리 아이들을 불러 앉히고
엠티에서 아마들에게 써먹었던 노래극 개똥이가 반딧불이가 되는 이야기를 풀버전으로 불러줬어요.
원래는 낮잠 잔 후에 오후 놀이 시간에 할 유일한 프로그램이었는데... 너무 절박했거든요.
아이들 기침 한 번 안하고 모두 몰입하여 끝까지 경청해 줍니다.
'그래서 하늘님이 그런 착한 개똥이를 하늘나라로 초대해서 꼬리에 등불을 달아주고, 날 수 있도록 날개도 달아줬대. 그래서 개똥이가 반딪불이가 되서 어두운 밤에도 환하게 빛을 내며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단다. 끝~'
아이들 흥분이 가라앉고 잠시 멍해 있는 틈을 타 '모두 터전으로 가서 낮밥먹자' 하고 이끌었더니 군말없이 잘 내려오더라구요. ^^

오늘 낮밥은 '쏘세지볶음, 시금치, 총각김치, 깻잎절임' 이었어요. 많은 아이들이 젖가락에 쏘세지를 꿰어 밥보다는 쏘세지만 먹고 있어 '밥 한번 반찬 한 번' 하면서 식사를 지도(?) 했습니다. 몇몇 아이들이 총각김치 조각을 먹고 맵다고 하더군요.
승범이, 정환이, 하진이, 규단이가 밥먹는 게 좀 오래걸렸어요.
후식으로는 다들 맛난 참외 한 조각씩 먹었구요.

낮밥먹고 2층 세면대에서 아이들 양치질 마무리를 해 주는 데 끝난 줄 알고 나갈라치면 또 들어오고, 또 들어오고... 어디서 놀다 왔는지 규단이가 맨 마지막으로 들어와서 마무리...
1층에 내려오니 이미 오솔길이 잎새방 방에 이불을 다 깔아놨더군요.
드디어 낮잠 시간. 아이들에게 '세 도둑'이라는 동화책 하나 읽어주고... 또 다른 노래극 '연이의 일기'를 들려주고... 자장가 세 곡 정도를 들려줬으나 아무도 잘 기미를 보이지 않던 중 정환이, 해승이, 승범이가 차례로 잠이 들고 나머지 여전사 다섯명은 도무지 잘 생각을 안하더라구요. 지민이는 그렇게 힘을 쓰고도 벌떡벌떡 일어나고... 하진이도 기분이 업되었는지 옆에 있는 규단이에게 자꾸 말 시키고... 은세도 덩달아 꺄르륵 거리면서 장난치고...
한 시간을 버티다... 두 손 들고 2층으로 올라가 꽃다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꽃다지 들어가서 15분도 채 안되어 태연히 문 열고 나오더군요. 계단에서 날적이를 적고 있던 저는 꽃다지 등 뒤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

잎새방 친구들 방이 덥습니다.
성산초교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노는 소리가 너무 커서 문을 열 지를 못했는데... 낮잠을 자고 난 친구들 베개가, 특히 은세와 가희 베개가 눈에 띄게 젖어 있더군요. 시원하게 자야 할 텐데 날이 더워지니 뭔가 대책이 필요할 듯 합니다.

낮잠을 제일 늦게 잔 하진이가 깨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깨나서 좀 울었습니다. 너무 늦게 재워 깨우기가 미안할 정도였지만... 간식 시간이 다 되어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억지로 깨웠거든요.
오솔길이 그럼 다시 이불 펴고 더 자라고 했더니 싫다고 하며 간식먹으러 올라갔는데 많이 먹지를 못했어요. 간식은 떡볶이였습니다.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맛있게 잘 먹었어요.

간식을 먹고는 터전에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흙놀이를 했습니다.

저마다 자기가 요리했다고 먹어보라고 해서 실제로 아이들이 흙 위에 얹어놓았던 잎새를 으적으적 씹어먹었더니 다들 고함을 치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러면 좀 요청이 적을 줄 알았는데 왠걸요. 어디서 구했는지 잎새를 더 수북히 쌓아서 가지고 오고, 주스랍시고 흙을 페티병에 담아서 마시라고 강요를 하더군요. 열심히 먹어~ 주는 시늉을 한 시간 가까이 했습니다. 꺽~

주빈이는 오리랑 '간식먹을 때 또치옆에서 먹기로 하고 그 전까지는 아빠 잎새방 아마하는 거 도와줘야 해'라고 한 약속을 잘 지켰으나 간식 시간 이후 다른 친구들과 놀지 못하고 제 바짓가랑이만 잡고 다가오는 아이들을 경계하더군요.

오리 : '이제 가셔도 되여'

그 소리가 끝나자마자 주빈이를 자전거에 태워 쏜살같이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양지가 저녁 준비를 다 해 놓았더라구요.
또치 : 아~ 놔! 나 샤워부터 할께.

하루동안 별로 제대로 하지도 못한 아마활동에도 완전 파김치가 되어 온 몸이 끈적끈적...

샤워하고 나와, 이제 좀 살것 같다 하고 있는데 양지 "나 오늘 홍보소위 있어서 나가봐야 해!"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변변치 못한 아마 만나 오늘 낮잠도 제대로 못 잔 잎새방 친구들... 정말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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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 2009-06-22 09:31:07 (7년이상전)) 댓글쓰기
또치 고생하셨습니다. 사전의 아마 메뉴얼 열공 1시간은 인상적입니다. 또치가 활용한 노래극은 나중에 저도 참조하겠습니다.
하하 ( 2009-06-22 10:45:18 (7년이상전)) 댓글쓰기
ㅎㅎㅎㅎ 너무 웃겨서 읽다가 웃고 읽다가 웃고... 또치.난 왜 이렇게 웃긴거죠? 잎새를 으적으적. 멋져요. 하진이가 자기 싫어하는 건 집에서도 아직 고민 진행중입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지민이는 갑자기 마렵다하고... ㅎㅎㅎ
그날 ( 2009-06-22 10:57:24 (7년이상전)) 댓글쓰기
멋집니다. 또치!! 수고많으셨어요..그리고 그 와중에 날적이까지 고맙사옵니다.^^
시원 ( 2009-06-22 13:03: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으하하 또치의 표정이 막 상상이 되고...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이들 발끝에도 못미치는 체력으로 인해, 아마는 늘 힘들지만... 우리 아이들을 더욱 잘 알수있는 보람찬 하루이지요
낙지 ( 2009-06-22 14:14:42 (7년이상전)) 댓글쓰기
또치를 보면 어린이집 선생님도 잘 하실거 같아요. 수고하셨어요~~
그대로 ( 2009-06-23 00:04:30 (7년이상전)) 댓글쓰기
파김치가 되어 터전 마당에 앉았던 또치보고 고생하셨다는 이야기도 못했네요. 힘들어도 재밌죠ㅎㅎ.
햇살 ( 2009-06-23 00:13:37 (7년이상전)) 댓글쓰기
우리도 담달인데 걱정이네요.아마 어떻게 할지 ㅠㅠ. 봄날이 자긴 청소한다고 아마는 저보고 하라고 합니다. 어짜피 휴가때 자기가 하면 어떄.. 피이~~
깨비 ( 2009-06-24 22:34: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또치! 직장나가시는게 낫죠. 또치는 힘들어도 아이들은 행복했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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