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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여섯번째 하루살이(2007.04.10)
작성자 : l코끼리l
  수정 | 삭제
입력 : 2007-04-17 00:54:55 (7년이상전),  조회 : 166

  1달 반정도 아이들과 생태나들이를 하면서 생태나들이가 아이들과 자연의 만남이라는 틀에서 움직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그것이 좀더 큰 틀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산, 돌, 물, 흙, 꽃, 나무 외의 삼라만상의 존재하는 그 모든 것과 교감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자연은 물론이고 그외의 나자신과 상대방과의 교감, 개인과 집단과의 교감, 도구와의 교감, 나 자신과의 교감, 놀이와의 교감 등등 존재하는 그 모든 것에 대한 관계맺기를 통해 존중하고 존중받고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고, 변화되고,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경외감을 느끼는 것이 생태교육이 아닐까 감히 짐작해 봅니다. 아이들에게 만지고 보고, 관찰하고 무언가 교감을 하게끔 유도하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그 자체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교감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다만, 그러한 것들을 적절하게 조망할 수 있는 분위기가 길잡이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이런 코끼리의 생태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이번 이야기를 풀어가 보려고 합니다.

 

   졸업한 아이들이 봄방학이라고 찾아왔습니다. 전에 느끼지 못했던 풍경들이 낮설게 펼쳐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잔잔한 모습들이 보입니다. 교사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졸업한 아이들을 대견스럽게 바라 봅니다. 아이들은 오랫만에 보는 형, 오빠들이라 무척 반가워합니다. 그런 모습에 졸업한 아이들은 으쓱해 봅니다. 1학년은 그 형이나 오빠들이 누군지 몰라서 낯설어 합니다. 그런 분위기에 저도 피식 웃어 봅니다. 코끼리도 처음 산학교에 왔을때 교사와의 관계맺기, 아이들과의 관계맺기, 학부모님들과의 관계맺기 , 산학교환경에 익숙해지기 등등으로 정신없었는데, 그런 모습이 잠시 떠오르네요. 아이들도 코끼리를 처음보고 잘해주니까, 코끼리 주위를 떠나지 않더니 이제는 좀 익숙해 졌다고 심하게 반가워하지 않고 심하게 까불지도 않고 적절한 거리를 두네요. 서로의 새로운 울림이 알게 모르게 간섭현상이 일어나며 서로를 닯아가고 있는 중, 그리고, 변화하는 중...........^^

 

  1교시에 졸업한 아이들과 3,4학년아이들과 파도의 몸놀이시간에 축구를 같이 했습니다. 당연히 전과 같은 시간이고 같은 놀이를 하는데도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졸업한 아이들은 3,4학년의 아이들 모두가 축구를 같이 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하는 분위기를 이끌어 가네요. 그런 모습에 3,4학년 아이들도 저번 시간보다도 스스로에게 좀더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노력을 하고요. 자기팀의 점수가 많이 앞서가면 일부러 늦추면서 상대방에게 공격할 기회도 주네요. 서로에게 좋은 울림이 느껴지네요^^

 

  2,3교시에는 1,2학년 생태나들이를 같이 했습니다. 바깥나들이가 아니고 학교 안에서 자신의 화분에 흙을 채우고 거름을 뿌리고, 꽃씨를 뿌렸습니다.  

  1학년과 2학년이 서로 짝을 지어 두 명이 한 화분을 가꾸게 했습니다. 

 우선 앞마당에 있는 흙을 옮길때 삽이니 호미니 하는 연장을 사용했습니다. 어느정도 옮긴 다음에는 연장없이 아이들이 흙과 친해지도록 손으로 옮기게 했습니다. 다 옮기고 나서 그 흙 속에 있는 돌을 골라 화분에 깔았습니다. 그 다음에 고운 흙은 그 위에 덮고요. 그다음에 거름과 흙을 섞어서 다시 그 위에 뿌리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멍을 내어 꽃씨를 뿌리고 자기 화분에 이름을 적고 마무리~~~^^

  앞마당의 흙을 옮기면서 호미와 모종삽을 다루는 방법, 여기 있던 흙이 저기로 옮겨지는 모습, 흙 속에서 돌을 찾아내는 모습, 흙과 거름을 섞는 모습, 꽃씨를 고르는 모습, 꽃씨를 심는 것보다 흙을 옮기는 것에 더 재미있어 하는 모습, 이러한 것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재밌어 하는 모습 등등...........이러한 시간들이 점점 지나감에 따라 아이들이 진지해져 갑니다. 자신의 화분도 생겼다는 뿌듯함도 더해지고요.

 

  이러한 시간이 지나고 점심을 먹고 나서

  4교시에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의 IEP작성을 위해 평가의 사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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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 ( 2007-04-19 11:17:17 (7년이상전)) 댓글쓰기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일상들을 세심하게 읽어내시는 눈이 존경스럽습니다. 깊어지는 관계와 마음이 담겨있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모습일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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