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제 대안초·중등 산학교

 올 초 학교가 이전을 하였습니다.
새로운 터전에는 새롭고 낯선 공간들로 가득했죠.
학교의 식구 모두는 그 새로운 공간들에 적응하려 노력하면서 3,4월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 터전의 공간들이 어느 정도 우리에게 익숙한 느낌이 되어갈 즈음
우리는 정이 들기 시작한 학교 공간들에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졌습니다.
예쁘고 정겨운, 우리말 이름을, 아이들 손으로.

학교에는 참 여러 공간들이 많았습니다.
운동장, 꽃밭, 텃밭, 마당, 창고, 목공실....
여러 공간들을 한 장의 지도에 담아 아이들 모두에게 이름을 붙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예쁘고, 정겨운 우리말 이름으로.
가장 예쁜 이름을 붙여준 사람에게는 상도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첫 번째 공모에서는 선뜻 예쁜 이름을 붙이지 못하던 아이들,
두 번째부터는 여기저기서 잠들어 있던 예쁜 이름들이 깨어 나옵니다.
각 공간마다 나온 많은 의견들을 모두 모아
교사들이 추리고 추려 공간 이름 후보들을 선정했습니다.

운동장 : 개나리운동장(가연,채은), 뜀터(동하), 자유나라(세연), 공터(준동)
야생화밭 : 웃음꽃밭(채은), 푸른꽃밭(광연), 무지개꽃밭(자령)
텃밭 : 새잎밭(문주), 건강텃밭(문주), 파릇파릇(세희)
목공실 : 나무사랑(채륭), 나무놀이터(수빈), 다듬이방(자령)
모래장 : 조개모래장(가연, 채은), 자유놀이터(자령), 모래마을(서영)
나무계단 : 다다다(한결), 구름다리(세희), 하늘다리(서영)
나무집 : 작은나무집(수빈), 속닥속닥(한님)
느티나무 : 할아버지나무(동규, 수아), 느티쉼터(채륭), 큰나무쉼터(수빈)
목공실 창고 : 보물섬(광연), 무쇠방(준동)
숲 : 뒷동산(자령), 숲속 오솔길(진이)

모으고 모인 수많은 예쁜 이름들은
지난 5월 7일에 학년별로 나누어 투표를 진행하였고
5월 9일에 정식으로 결정된 이름을 발표하고 이름을 제안한 사람들을 시상하였습니다.
각 공간별로 결정된 이름들은...
운동장 : 자유나라(세연) - 20표
야생화밭 : 푸른꽃밭(광연) - 19표
텃밭 : 건강텃밭(문주) - 16표
목공실 : 다듬이방(자령) - 17표
모래장 : 자유놀이터(자령) - 22표
나무계단 : 하늘다리(서영) - 21표
나무집 : 작은나무집(수빈) - 28표
느티나무 : 큰나무쉼터(수빈) - 19표
목공실 창고 : 보물섬(광연) - 29표
숲 : 숲속 오솔길(진이) - 14표

예쁜 이름을 제안한 아이들은 교사회에서 정한 ‘쿠폰’을 상으로 받았답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광연이는 금요일 학교밖 활동을 정할 수 있는 쿠폰(놀이동산, pc방, 오락실 제외)을 받았고 수빈이는 1시간 자유재량 쿠폰, 자령이는 화분 쿠폰, 서영이는 교사 1인과 ‘캐리비안의 해적 3’를 볼 수 있는 쿠폰, 세연이는 아침햇살 집에 초대되어 저녁식사를 대접받을 쿠폰, 문주는 점심식사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쿠폰, 진이는 간식을 선택할 수 있는 쿠폰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정한 예쁜 공간의 이름들은 목공시간에 아이들의 손으로 새겨져 이름이 있어야 할 공간에 내걸릴 것입니다. 학교가 지금의 터전에 오래오래 있으면서 이 이름들 또한 오래오래 불리우고 우리들 마음에 오래 기억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