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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잔치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7-06-19 23:05:59 (7년이상전),  조회 : 225
 


오늘, 화요일은 단오잔치였습니다. 작년 재작년에 이어 세 번 째입니다.

  단오는 우리 고유의 명절 중에 하나로 설이나 추석이 가족 공동체를 위한 의례라면 대보름과 함께 마을의 안녕과 단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을공동체 의례입니다.  밭에 파종이 모두 끝난 후 모내기를 하기 전에 잠깐 짬을 내서 하루 동안 신나게 노는 거죠. 지금은 계절이 빨라져서 단오 전에 모내기가 모두 끝나버리지만 예전에는 모내기를 하기 위해서는 품앗이를 해야 하는데 마을 사람들 모두 함께 어울어져 놀면서 풍농을 기원하고, 단합대회를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남자들은 씨름대회를 하고 여자들은 그네타기를 하는 등 민속놀이를 하며 하루를 즐겼습니다.

또 단오는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이므로 지금과 달리 옛날에는 전염병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위를 물리친다거나 병을 예방하는 여러 가지 의례를 했습니다. 쑥개떡(수리취떡)먹기나 익모초즙 먹기, 제호탕같은 음료, 앵두화채같은 절식을 먹음으로써 더위를 물리치고 배앓이를 예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머릿결이 좋아지게 하는 창포물에 머리감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손목에 백, 흑, 청,황,홍색실로 만든 장명루를 둘러주고, 삼두매 부적을 만들어 몸에 지니게 함으로써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내는 기원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대추나무시집보내기,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라고 단오선(부채)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공동육아에서는 해마다 단오잔치를 하는데 우리 학교도 3년 전부터 단오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조상들이 해왔던 여러 가지 행위들을 해보면서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되짚어볼 수 있도록 함께 이야기도 나누어 보는 거죠. 물론 학년에 따라 내용을 달리해서 수업을 했고 이 날은 하루 그 의미를 되새기며 직접 옛 사람들이 해오던 우리의 전통문화를 놀이로 재현해 보았습니다.

  작년에는 6학년들이 많아 밥모둠으로 모둠장을 정했지만 올해에는 5,6학년이 모둠장이 되고 아래 학년의 아이들을 나누어서 대략 6명 정도가 한 모둠이 되도록 했습니다. 책임을 맡겨주니 모둠장들이 동생들을 아주 잘 데리고 다니며 순서에 따라 활동을 했습니다. 동생들도 이탈하지 않고 형들을 잘 따라다니며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오후에는 전체학년이 모두 모여 씨름대회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조건이 되지 않아 돼지씨름(엉덩이로 미는 씨름)을 했지만 올해에는 강당에 매트를 깔고 정식 씨름을 했습니다. 파도선생님이 있으니까 어찌나 준비도 수월한지... 샅바를 두르고, 학년으로 나누지 않고 지난 번 건강검진에서 나온 몸무게로 체급을 나누었지요. 백두, 한라, 금강, 설악.

시작하자마자 바로 쓰러지기도 했지만 한참을 옥신각신한 끝에 승부가 가려지기도 했지요. 응원도 힘찼고 진 사람을 일으켜주거나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을 격려해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어요. 제일 볼만 했던 건, 박우현과 임채륭의 경기였는데 채륭이가 이기기는 했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놓지 않았던 우현이의 얼굴도 자랑스러움이 가득했습니다. 각 체급의 장사는 백두에 최자령, 한라에 전세희, 금강에 이기현, 한라에 김가현... 어떠세요. 고개가 끄덕여지시나요?

전 과정을 캠코더로 찍어 놓았으니 언제 같이 한 번 볼까요.

시작과 끝에는 5,6학년들이 중심이 되고 3,4학년까지 합세해 그동안 풍물시간에 배운 실력으로 길놀이를 하고 네 장사들에게는 쌀 한 가마씩(사실은 1킬로그램) 상을 주고 학교마당에서 쓴 익모초를 꺾어다가 즙내  한 숟갈씩 먹은 후 엿 한 조각으로 입가심했지요. 그리고 미리 준비해둔 아이스크림 하나씩으로 단오잔치를 마감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었죠. 이렇게 단오잔치를 하면서 한바탕 놀아보니까 어떤 느낌이 드냐고...

아이들 대답

“서로 친해진 거 같아요”

교사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잔치를 벌였는지 아이들은 깊이 생각하진 않았겠으나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함께 몰려다니며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우리는 모두 산어린이학교공동체라는 의식을 자연스럽게 한 것 같아요.

지난 번 고학년 어린이회의 이후 조금씩 달라져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는데 옛사람들이 단오잔치를 통해 마을의 공동체의식을 높였던 것처럼 우리의 오늘 단오잔치도 우리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서로를 이끌어주는 좋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부터 준비하느라 다 끝나고나니 교사들은 파김치가 되긴 했으나 화요일에 출근하시는 씀바귀, 달맞이, 외계인, 코끼리, 또 단오잔치를 위해 일부러 나와주신 말랑이선생님까지 모두 함께 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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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 2007-06-20 10:03:06 (7년이상전)) 댓글쓰기
글을 읽으며 내내 흐뭇합니다. 선생님들 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단오잔치도 하셨고, 이제 건강한 여름을 지낼 일이 남았네요^^ 모두 건강한 여름 되시어요~ 아침햇살, 재밌게 잘 봤어요~ ^^ 감솨~~
파란 하늘 ( 2007-06-20 10:58: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만들어온 장명루도 오늘 학교에 차고 갔구, 친구들과 씨름한 이야기와 장사가 된 자령이형과 가현이 형이 쌀을 상으로 타갔다고 전해주더군요. 형아누나들과 하루를 신나게 뛰어놀고온 아이의 기운이 참 좋았어요.
노루귀 ( 2007-06-20 11:01: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우현이도 자기가 졌지만 끝까지 버텼다고 신나하네요. 아침햇살이 찍었다는 비디오도 한번 보고 싶고... 날이 점점 아니 이미 너무 많이 더워졌어요. 선생님들께서도 단오잔치로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hamobee ( 2007-06-20 12:22: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울반아그들도 단오행사로 부채를 만들었어요 언제쯤이면 씨름을 할수 있을려나.... 다희는 씨름에서 진게 내내 안좋은가봐요 뿌루퉁~ 전날 아빠의 특훈까지 받았는데...ㅋㅋ 질수도 이길수도 있어 했더니.. 나두 나중에 이겨서 쌀 받을꺼야 엥?? 쌀?? 했더랬어요.. 장마뒤엔 정말 더워 지겠죠 다들 시원하고 건강한 여름 보냅시다. ^^*
하드 ( 2007-06-20 15:50:34 (7년이상전)) 댓글쓰기
선생님들께서도 단오잔치로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하늘소 ( 2007-06-21 10:24:5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어제 낮에 잠깐 학교에 들렸는데 아이들 전체회의를 한 효과가 있더군요. 이녀석들이 인사를 하는 폼이 아직은 어설프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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