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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지, 1학년들!!
작성자 : 달님(이화전)
  수정 | 삭제
입력 : 2007-05-16 00:15:34 (7년이상전),  조회 : 190

1학년 부모님들 편지글 잘 받으셨지요?

 

오늘 하루열기에 들어가니 어제 교사회의 결과를 궁금하다며 물어옵니다.

"어제 우리가 말한 자유재량 어떻게 됐어."

"음-- 어제 교사회의를 아주 오래했단다. 너희들이 그렇게 많이 놀고 싶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교사들이 알았어. 모두 학교적응하려고 힘들었지" 라고 하니 모두 흐뭇해합니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결정했는데"를 계속 재촉합니다.

"그래서 교사회에서는 너희들에게 한 주간 학교공간을 이용해 충분히 놀 수 있는 시간을 주려고 해." 라고 하니 모두 환호성으로 답변합니다. 불만인 아이들이 있으면 위로를 해 주려고 했으나 교사의 기우였어요. 더 좋아하는 눈치였어요.

그렇지만 꼭 해야 하는 몇가지를 알려주었습니다.

- 하루열기와 닫기 그리고 청소는 한다.

-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싸우지 않고 지낸다.

- 다른학년 수업에 기웃기웃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 많이 놀면 힘드니깐 점심과 간식 맛있게 먹는다.

- 낮잠을 자고 싶거나 편하게 눕고 싶으면 잘 수 있게 해 준다.

이 몇가지 약속을 하고 아이들 스스로 자율놀이수업에 들어갔습니다.

 

하루열기가 끝나게 모두 쏜살같이 밖으로 나갑니다.

야구하러 자유놀이터로 가는 아이, 자유모래장에서 그네 타는 아이, 숲속 나무집으로 가는 아이 등

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하여 놉니다.

1교시 수업종이 울리자 아이들 하는말 "우리와 상관없어, 교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라며

훌륭한 적응력을 보여 주었지요.

그러나 3,4학년 운동장 수업이 있자 모두 교실로 들어와 놀더군요.

저도 하고 싶은 일을 했고,

영학, 현모, 우현이는 그림 그리고,

상신, 한결이는 그림 그려 야구게임을 하고,

다희가 상자를 달라고 하여 주니 조립품 방법이라는 제품을 만들고,

재영이는 상자로 서바이벌 게임을 열심히 만들었고,

수아는 사물함에다가 작은 상자를 열심히 달아 수납공간을 만들고,

동규는 색종이로 열심히 표창을 만들고,

진이는  숲속 나무집에서 쑥을 뜯어 약을 만들며 놀고 있었어요.

모두 만족하게 그룹끼리, 그리고 혼자서 훌륭하고 평화로운 수업을 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1교시를 놀더니 우현, 상신, 재영, 한결, 동규는 글러브를 챙겨 자유놀이터로 갑니다.

형들과 공 주고 받기를 합니다.

 재영이도 그 주변을 돌다가 자연스럽게 공 주워오는 것으로 야구놀이에 합류합니다.  

2교시 종이 울리자 형들은 들어가고 한결이가 우리끼리 야구하자며

하늘다리에 있는 현모까지 불어와 야구를 시작하더군요.

항상 형들의 주도로 야구나 축구를 하다가 1학년들만 모여 야구를 하는 모습이

아주 씩씩하고 멋지더군요.

하늘다리에서 쭉 지켜보니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한참을 보고 있으려니 재영이는 3루에서 수비를 보고 있다가 공이 오지 않자

슬그머니 빠져 아래 놀이마당으로 내려옵니다. 

아직 1학년들은 야구하는 폼은 잡으나 매트에 공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공이 매트에 맞지 않아도 재미가 있나봐요 아주 열심히 합니다.

그러니 수비를 보는 사람은 너무 지루하지요. 재영이 맘도 이해가 갑니다.

숲속 오솔길 뒤 나무집에서는 약초라며 뜯어와 열심히 약을 만들고 있었어요.

진이는 상처난 곳에 쑥을 져서 모두 바르고 찐 쑥을 나뭇잎에 잘 쌌습니다.

영학이도 다희도 하고 있었어요. 영학이와 다희는 약초을 쪄서 나뭇잎에 잘 싸고

다시 헝겊으로 싸 나뭇가지에 매달아 개나리 봇짐처럼 어깨에 매고 다닙니다.

이 모습이 모두 신기했던지 야구를 끝내고 온 상신, 한결, 우현, 동규 모두 따라합니다.

옆에서 재영이는 새총을 만들어 놀고 있더군요.

수아와 진이는 어느새 교실로 들어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또 놉니다. 오후 놀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낚시하면 놀았어요.

나뭇가지를 주워오고 무거운 못이나 돌을 주워와 낚시줄에 매달아 주었습니다.

낚시대를 만들어 자유놀이터(윗 운동장) 모두 올라갑니다.

고여있는 물에서 여유있게 의자까지 가져와 낚시를 했습니다.

신발을 건져 올려 월척을 낚았다고 하면서 신나하더군요.

2학년이 자유재령이였는데 1학년 노는 모습이 좋아보였는지 가람이도 따라 합니다.

교실에서는 열심히 그림을 그립니다.

다희가 내게 다가와 "달님, 나-- 자도 되는거야." 라며 물어봅니다.

얼른 이불을 가져와 교실 한 쪽에 펴 주니 뒹굴뒹굴 쉽니다.

수아도 덩달아 자고 싶다고 하여 이불을 가지고 데려다 주었지요. 진이도 따라왔고요.

청소시간이 되어 청소하고 하루닫기를 하였습니다.

"오늘 어땠니"

"어 너무 좋았어. 충분히 논 것 같아. 그 전에는 좀 놀려고 하면 종 치고 해서 힘들었는데 아주 좋아" 라며 아침보다 더 좋아합니다.

매일하는 하루닫기에 숙제발표는 어떻게 할까? 라고 물어보니 모두 한다고 합니다.

수수께끼 한 가지씩 써 적어오기였는데 모두 잘 발표까지 하고 끝났습니다.

 

오늘 하루 지켜보니 너무 좋네요.

아이들의 관계도 많이 보이고 놀이속에서 아이들의 넘치는 욕구와 에너지가 어디에 있는지 많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하는 수업에 더 재미가 있는 하루였어요. 늘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수업은 아이들의 놀이 속에서 녹여내야 할 깨달음도 얻었어요. 한 주간 지내보면서 평가는 후에 올리지요. 그리고  6월초 간담회에서 이야기 해요.

내일 1학년들은 어떻게 지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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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 2007-05-16 09:00:27 (7년이상전)) 댓글쓰기
1학년들 참 좋겠어요...어제 상윤이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1학년들이 하루종일 자유재량이라고 자기는 1학년때 1시간이었는데...어쩌고저쩌고...불만이 가득입니다.너무 부러워서요...2학년도 주세요....^^
파란 하늘 ( 2007-05-16 10:51:3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재영아 학교가니가 좋아? 지 이모들이 물으니까? 절반이야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은 거야. 학교에서 수업은 어떤거 하니?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만 하고 우린 주로 활동을 해 하고 말하던 재영이 녀석 자유재량 한 주일 하고 나면 학교 생활이 절반이 아니라 좋아쪽으로 옮겨가겠네요.
꽁돌 ( 2007-05-17 11:10:20 (7년이상전)) 댓글쓰기
단순 명료한 ''작은'' 우현이. 이 녀석에겐 2가지 수업밖에 없어요. "자유재량수업"과 "자유재량이 아닌 수업".....경사났네 ♪ 경사났어..♬
만다라 ( 2007-05-17 12:03:56 (7년이상전)) 댓글쓰기
쑥을 찧어 상처에 발랐다고 하더니, 훗~ 참으로 재미난 시간을 보냈네요~ ^^ 우왕~ 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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