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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삼성산 나들이
작성자 : 파도(한상윤)
  수정 | 삭제
입력 : 2006-11-14 15:12:04 (7년이상전),  조회 : 267
이전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삼성산 나들이를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혹여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되었고
예전 등반 때에 한동이가 엄청나게 투덜거렸다는 전설(?)이 깃든 산이라
아이들이 잘 따라올까 우려하면서 온수역에 모여 출발하였습니다.
오늘의 코스는 1,2,3학년은 안양유원지에서 출발하여 삼막사까지,
6학년은 서울대입구에서 출발하여 삼막사에서 만나는 코스였습니다.
(4,5학년은 노틀담복지관에 가는 날이라 산행에 동참하지 못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산세와 코스에 대해 설명하자
6학년 아이들은 '음, 무난하군...'정도의 반응을 보입니다.
무전여행 가서 1000m가 넘는 산 속을 20여km 다녀본 지라
해발 400여m의 산은 이제 동네 야산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서울대입구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관악산입구에서 내리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마치 꽃구경 나온 듯 등산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길이 힘들고 편함은 걷는 아이들의 말수에 따라 알 수 있는데
3분의 1 지점까지 끊임없이 수다를 떨며 그렇게 산책하듯 걸어갔습니다.

간식으로 싸온 사탕도 나눠먹고 물도 마시며 여유로이 걸어 3분의 2 지점.
12시까지 삼막사에 도착해야 점심을 얻어먹을 수 있으니
꾀부리지 말고 열심히 걸어야 한다고 겁을 주고 출발하였는데,
2km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시간은 아직 10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간식 먹고 수다 떨며 소풍을 즐기던 아이들,
지도를 보며 지나온 길과 지나갈 길도 스스로 찾고
이정표를 보며 얼마나 왔는지를 확인하고 앞으로 남은 거리를 보고는
예상 소요 시간까지 가늠해 추정합니다.

마지막 3분의 1 구간. 길이 갑자기 가팔라집니다.
이마에 솟는 땀을 훔치며 산을 '오르기'를 이삼십분.
드디어 오르막이 끝나고 삼막사로 가는 이정표가 내리막길로 이어집니다.
'시간이 남겠네...'
'저 옆에 정상 한 번 올라갔다 오죠?'
갑자기 동현이가 예상치 못한 제안을 합니다.
아이들 모두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동현이를 바라보지만
시간도 남고, 이런 기특한 제안을 거절할 리 만무합니다.

국기봉 정상은 바로 옆에 있었지만 바로 앞에 가 보니 암벽입니다.
바위에 걸쳐져 있는 동아줄 두 개를 각각 붙들고 동현이와 지명이가 오릅니다.
몇 발짝 오르다 요령이 없어 오르지도 내려오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자
뒤따라 오시던 아저씨들이 거들어 아이들 모두 무사히 암벽을 올랐습니다.
국기봉 정상. 양 옆으로 낭떠러지가 있고 입구에는 안전사고가 많으니 옆 길로 우회하라는 등의 문구가 살기등등하게 있습니다. 바람은 세고 머리 위로 비행기들은 끊임없이 날아갑니다.
다훈이가 겁이 난 듯 연신 '파도, 어, 못가겠어요'를 반복하면서도
오기가 생기는지 결국 정상 끝까지 갔다옵니다.

정상에서 내려와 조금 내려가니 다시 포장도로가 나옵니다.
다시 말이 많아지는 아이들, 장난도 치고 여유만만.
열두시에 딱 맞춰 삼막사에 도착하니 1,2,3학년이 방금 전에 도착해 반겨줍니다.
절에서 원래 국수를 준다 해서 아이들이 배가 고플까 우려했지만
밥 공양에 나물에 과자, 사탕, 쵸코렛, 떡, 과일까지.
배가 터지도록 먹고도 남아 주머니와 가방에 쑤셔넣고 아이들 모두 흐뭇합니다.

내려오는 길은 포장도로 따라 구비구비 내리막길.
삼삼오오 손잡고 이야기하며 즐겁게
경인교대까지 내려와 숨을 돌리고 얼음땡도 하고 놀고
관악역으로 돌아와 하루 나들이를 마쳤습니다.

크게 힘들어한 아이도 없이 모두 즐거운
어느 가을날의 소풍 같은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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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 2006-11-14 16:55:04 (7년이상전)) 댓글쓰기
6학년 친구들, 졸업시키기 점점 더 아쉬워지네... 지도가 있으니 코스가 한눈에 보여 좋아요.
2프로 ( 2006-11-14 18:31: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따 파도선상... 글도 참 재미있게 쓰요 잉^^
새참 ( 2006-11-15 10:50:3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얘들아 일년 더 있다 나가라. 빨간색 파란색이 만나는 지점에서 왜 가슴이 뭉클하지? 이산가족 상봉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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