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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첫날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6-09-04 20:29:46 (7년이상전),  조회 : 299
개학날 같지 않은 개학날이었습니다.
아마 들살이를 통해 몸을 부딪고 깔깔거리며 충분히 수다떠는 시간을 미리 가졌기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교사들끼리는 방학을 하며 들살이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개학 전에 만나 아무 프로그램없이 마음껏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들살이에서 아이들과는 이번 주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금요일의 학교밖활동을 월요일 수업과 바꾸어 개학식을 여는 거였지요.

첫 시간에는 학년별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표와 2학기의 생활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었지요. 학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6학년은 우리가 함께 지내는 규칙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은 지난 주 들살이에서 6학년들 절반은 몸을 움직이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 2학기 수업의 방향에 대해서도 조금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사람은 마음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게 우리 학교 수업의 특징 아니냐. 아마 6학년 산학교의 마지막 학기 수업은 몸과 마음이 함께 가는 수업으로 이루어질 거다"
6학년들이 사춘기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도 이해해주어야 하지만 그럴수록 몸을 움직여주지 않으면 더 나태해지거나 자신 안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위험성도 안고 있기 때문이지요. 파도선생님도 함께 하시며 인사를 나누었지요.

둘째 시간에는 강당에 둥그렇게 모여앉아 몸으로 하는 인사와 파도의 인사. 그리고 교사회에서 미리 준비한 종이를 한 장씩 나누며 방학 보낸 이야기를 소재로 게임을 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내용입니다. 방학 때 못 만난 친구 열 명 사인받기, 친척집에 놀러갔던 사람 세 명 사인받기. 바닷가에 다녀온 사람, 수영장에 다녀온 사람, 내가 보낸 방학 이야기 들려주고 사인받기, 혹은 방학과 관계없이 나와 혈액형이 같은 사람, 나와 생일이 같은 달인 사람 세명 사인받기, 오리걸음을 열번 걷고 사인받기 등. 그리고 가장 재미있었던 건 교사 세 사람을 안아주거나 뽀뽀하고 사인받기엿는데 교사들의 관심은 과연 어떤 6학년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였는데 결론은 "우리 6학년들 참 순진하고 귀엽다" 였습니다. 네 아이는 와서 꼭 껴안았고 둘만 약난 몸을 사렸는데 그게 누군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무튼 이 시간은 시끌벅적 무지 재미있는 시간이었지요. 저는 천천히 아이들의 활동 모습을 보며 성격에 대한 탐색을 했는데 참 제각기인 아이들의 모습도 볼 만 했습니다.

셋째 시간에는 숙제 발표회를 했습니다. 들살이에서 예고를 해서인지 준비들을 웬만큼 해 왔더군요.
채송화가 예쁜 병에 이름을 다 써 넣어 발표한 사람이 하나를 뽑아 다음 발표를 하는 거였지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과연 가능할가 고민은 했지만 사실 교사들은 이 시간에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간간히 떠들기도 하고 장난은 있었지만 모두 나가서 정성껏 발표를 했습니다. 저학년으로 갈수록 사진이 많았고(함께 애쓰셨을 부모님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고학년은 주로 자기들이 했던 활동을 말로 설명하였지요. 은빈이의 요리 이야기, 우현이의 중국방문기, 세희의 종이접기로 만든 옷가게는 정말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가끔 수줍어서 교사가 대신 설명해주기도 했지만 미리 집에서 잘 준비해온 친구들도 있었구요. 다훈이는 발표할 내용을 글로 적어서 세 번이나 연습했다는데 그에 자극받은 6학년들 일시에 방으로 전부 사라지더니 모두 자기들이 발표할 내용을 적어가지고 와서 발표를 하는 의젓함도 보였고, 하현이는 책을 참 많이 읽었더랍니다. 숙제 발표는 이런 저런 모습을 서로 바라보며, 아마 학년에 관계없이 서로 자극도 받고 정보도 나누는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지명아버님이 올리신 내용처럼 배움이란 게 이런 게 아닌가 합니다만... 아이들 뿐 아니라 교사도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이런 모습을 통해 끊임없이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내고 자극을 받으면서 배우고 하는.

오후에는 소래산에 갔더랬습니다.
마침 하늘에 구름이 끼어 덜 더웠지요. 저는 발이 아파 가질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
오후에 교사회의를 하며 아이들의 숙제를 훑어본 교사들은 너무 잘 해온 숙제들이 많아 그냥 두기에는 아깝다고 해서 금요일 1교시 너나들이 시간에 숙제 전시를 해서 함께 나누기로 했습니다.

여름방학 숙제가 너무 많다며 투덜대더니 언제 그렇게들 했는지,
활기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봐서 기분 좋은 하루에다 아이들 모습이 참으로 멋진 첫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의 반가운 얼굴도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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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프로 ( 2006-09-04 22:00:3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오늘 아침에 파도선생님을 뵈었는데... 아, 정말 기골이 장대하드만요. 잘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읽기만 해도 개학 첫날의 풍경이 그려지네요. 애들이 매우 좋아했겠어요. 그리고 아침햇살님 발치료 잘하시고요...
새참 ( 2006-09-05 10:44:52 (7년이상전)) 댓글쓰기
잠깐이었지만 선생님들 얼굴뵐 수 있어 기뻤구요(파도랑 인사를 못나눴네요. 아이고 죄송) 영태엄마, 영태, 다훈, 영초 모두 반가웠어요. 앞으론 좀더 자주 뵈요.
새참 ( 2006-09-05 10:45:56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차, 엄마왔다고 좋아하는 세연이 모습이 무엇보다 기뻤답니다.
보리*^^* ( 2006-09-05 22:18:08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인호, 인범인 파도선생님을 ''바다''선생님으로 기억합니다. ㅎㅎㅎ 둘 다 똑같이요. 바다같은 파도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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