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커뮤니티 가입하기

카운터

Today : 548
Total : 1,021,792
생명평화 탁발순례, 이렇게 준비하고 있어요
작성자 : momocori
  수정 | 삭제
입력 : 2006-09-14 00:41:02 (7년이상전),  조회 : 307
평 화 기 도 문

세 끼 밥 굶지 않고
나 혼자 등 따뜻하다고 평화 아닙니다.
지붕에 비 안 새고
바람 들이치지 않는다고 평화 아닙니다.
나 자신과 내 가족만을 위해 기도하지 말고,
나 아닌 사람을 위해 지금 바로 이곳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게 하소서.

부디 우리의 평화기도가
시냇물처럼 이 땅을 적시게 하소서.
내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다는 것을,
내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다는 것을,
내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길 때
작은 벌레와 풀잎이 발 밑에서
죽어 간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남의 허물을 일일이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아당기던 손아귀와,
남의 얼굴을 함부로 치던 주먹을
참으로 부끄럽게 하소서.
무심코 내뱉은 침 한 방울과 말 한 마디가
세상을 얼마나 더럽히는지
까맣게 몰랐던 것을 뉘우치게 하소서.

평화는 내 스스로 찾아 나설 때
비로소 오는 것임을 알게 하시고
바로 지금부터
세상의 평화를 만드는 일에
내 이 한 몸 기꺼이 쓰게 하소서.
내 형제 내 자매 고통스러워할 때
외면하지 않게 하시고
내 동포 내 민족 전쟁의 불안에 떨 때
침묵하지 않게 하소서.

내 손을 쓰게 하소서.
내 발을 쓰게 하소서.
그리하여
생명평화 민족화해 평화통일의 그날
갈라지고 찢겨지고 상처 입은 몸들이
부둥켜 안고 덩실덩실 춤추며
크게 울게 하소서. 크게 한번 울게 하소서.


***

개학식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몇 주가 지났습니다.
다음주면 벌써 탁발순례를 하게 되네요.
아이들보다 교사들이 더 신이 나서(아이들은 걱정 꽤나 하고 있겠지요)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주 목요일에는 4,5,6학년이 함께 모여 108배를 했지요.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 분위기가 엉망이 되더라도 한번 밀고 나가보자'
이런 마음으로 했는데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듬직한 6학년들이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정성껏 절을 하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경건해지더라고요.
물론 50배를 넘어가면서 "이제 몇 번 남았다" 세는 아이들이 나오긴 하였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머리를 숙이는 모습들이 참 예뻤습니다.
('사진을 찍어둘걸'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그 뒤로 6학년은 생명평화 이름표 만들기를 하였고,
4,5학년은 아침마다 생명평화 기도문 옮겨쓰고 읊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도문에 놀라운 기운이 있는지 요즘 4,5학년 분위기 참 좋습니다~ 어제 인호, 인범, 서영, 세희는 집에 갈 때 기다렸다 함께 나가기도 하였고, 어제 오늘 자령이와 우현이가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지요. 제게는 기적과 같은 일로 느껴집니다.)
또, 순례 때 만나는 분들께 드릴 선물로 생명평화 책갈피 만들기도 했답니다.
오늘 미술시간에 4,5학년이 처음 시작했는데 아이들 글귀가 이런 수준입니다.
"평화는 편안한 것"
"내게 있어 평화는 축구입니다."
"평화에는 희생도 따릅니다."
...
어때요, 꿰뚫어보는 눈이 놀랍지요?

내일은 6학년과 2,3학년도 책갈피를 만들 겁니다.
전체 일정과 그곳에서 우리가 만나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을 나눠볼 것이고요.
마침 순례 일정표가 나왔기에 파일로 덧붙입니다.
아이들이 마주할 가슴 따듯한 만남들을 위해 마음 모아 주세요.



 
이름


비밀번호
보리*^^* ( 2006-09-14 09:57:09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마음엔 평화, 얼굴엔 웃음 ^^
노루귀 ( 2006-09-14 11:16:2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이들에게 다가온 평화가 제마음에도 깃들기를 바래봅니다. 너무 좋은 여행이겠어요. 저도 함께 걷고 싶네요.
2프로 ( 2006-09-14 12:22:58 (7년이상전)) 댓글쓰기
내게 있어 평화는 무엇일까?
풍뎅이 ( 2006-09-14 13:23:35 (7년이상전)) 댓글쓰기
2프로님께 평화는? 본인은 아시겠지요...^^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10
생명평화 탁발순례, 이렇게 준비하고 있어요 [4] momocori 2006-09-14 307
309
값진 선물_ 생명평화 책갈피 [1] momocori 2006-09-16 246
308
이제 인사드려요 [1] ohj5055 2006-09-06 278
307
지네 만들기 [2] bys6701채송화 2006-09-06 465
306
2학기 첫날 [4] 아침햇살 2006-09-04 299
305
두밀리 계곡 들살이 이야기 [4] bys6701채송화 2006-09-02 421
304
우현이의 안경 사연 하나... [7] 아침햇살 2006-09-04 333
303
오늘이 방학이야? [2] ohj5055 2006-07-18 345
302
내가 나에게 [5] bys6701채송화 2006-07-12 487
301
23학년 하루이야기 [1] bys6701채송화 2006-07-03 440
300
넌 어디 학교가 좋냐?, [2] bys6701채송화 2006-06-26 422
299
1학년들이 바라본 장터 이야기 [1] ohj5055 2006-06-26 324
298
앵두타고 오디먹고... [3] ohj5055 2006-06-16 394
297
23학년 하루이야기 3 [1] bys6701채송화 2006-06-05 450
296
이거 잡초야 싹이야! [2] ohj5055 2006-05-25 461
295
쟤들 데이트 하나봐 [1] bys6701채송화 2006-05-24 672
294
가람이 상윤이 반가워 [5] ohj5055 2006-05-17 488
293
공공의 적-아토피!!! [1] 노루귀 2006-05-18 363
292
새로 온 친구 손세진 [4] bys6701채송화 2006-05-15 446
291
2006년 5월의 감동을 아시나요? 포도 2006-05-14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