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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5-03-30 22:58:59 (7년이상전),  조회 : 292
우현이는 웃는 모습도 예쁘지만 마음이 예쁜 아이입니다.

우현이는 어제 점심시간에 들어오는 모든 아이에게 접시를 두 손으로 공손히 나누어 주었지요.
모두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이었지만 우리 모두는 우현이의 그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했어요. "오늘 우현이는 서비스 맨이야"
누가 고맙다고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몇몇 아이가 "우현아 고마워 "하고 말했었고 우리 모두는 그날 점심을 아주 기분좋게 먹었습니다.

아이들도 이제 어느 정도는 우현이를 이해해가는 것 같습니다. 3,4,5학년은 매일 아침열기를 함께 하며 우현이가 제일 늦게 들어오는 것도 이해하고(처음에는 늦게 온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는데) 수학방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거나 칠판에 그림을 그리는 우현이를 가서 데리고 오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우현아 아침햇살 봐야지" 혹은 "우현아 책 그만 보고"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다훈이가 주로 그렇게 말했는데 이제는 다른 아이들도 가끔 그렇게 말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우현이가 책을 보는 것을 허용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많이 하진 않지만 어쩌다 칼싸움을 할 때엔 살살 대하기도 합니다.
아침햇살이 역사이야기같은 걸 인용해서 아침열기 시간에 이야기할 땐 우현이는 박사님입니다. 꼭 한 마디씩 거들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와아" 하며 우현이가 아주 많은 걸 알고 있다고 인정을 합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우현이는 정의의 사자이기도 합니다.
5학년 형들이 동생들을 좀 못살게 굴거나 울릴 땐 그냥 못지나가지요. 꼭 나서서 심판도 해줍니다. 그리고 가서 꼭 한 대 때려줍니다. 그러다가 형들에게 가끔 한 대 얻어맞기도 합니다. 형도 아직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참견하는 우현이에게 화가 나는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항상 우현이에게 말합니다.
"우현아, 그래도 때리는 건 안돼"
우현이는 늘 알았어 하고 말하지만 조금 지나면 또 가서 한 대 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큰 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주변의 아이들이 말리기 때문이지요. 그리고나면 우현이는 그 상황을 받아들입니다.

어제는 달님과 제가 교사실에 앉아 있는데 우현이가 커피를 한 잔 타 가지고 왓습니다. 우현이의 컵에....
"마셔"하고 달님을 주기에 "아침햇살은?" 했더니 "둘이 같이 마셔"하고 말했습니다. 가슴이 정말 따듯해 왔지요. 달님과 아침햇살은 그 커피를 정말 맛있게 나누어 마셨습니다.
우현이는 마음이 정말 따듯합니다. 누가 울면 가서 등을 어루만져 주며 달래주곤 합니다.

아주 가끔은 우현이가 상 밑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기분 좋아? 아침햇살도 들어가고 싶다" 그러면 우현이는 "편안해" 하고 말하며 옆으로 조금 자리를 비켜주며 방바닥을 손으로 가리키며 들어오라는 표시를 합니다. 하지만 제 몸은 우현이처럼 상 밑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지난 번 한강 선유도 공원에 갔을 때도 마구 어울려 뛰어놀던 우현이는 힘이 들었던지 미끄럼틀 밑의 아늑한 공간에 누어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 곳은 넓어서 저도 들어가 앉아 함께 손을 만지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요. 아마 그럴 땐 우현이에게 휴식이 필요한 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우현이가 힘든 몸이나 자기의 마음을 그렇게 다스리고 있는거구나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현이는 삽으로 흙도 잘 파고, 돌멩이도 잘 던집니다.
그 때마다 저는 "사람 없는 곳에 던져야 해"하고 말하는데 우현이는 가끔 저에게 미리 "사람 없는 곳에 던지고 있어"하고 말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형들이 만들어 놓은 활 쏘는 일도 좋아하지만 화살이 잘 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일 들살이를 가면 대나무로 화살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아, 오늘은 우현이가 미디어공책을 들고 와서 제가 필기해 놓은 걸 가져가 자기 공책에 옮겨 쓰기도 했습니다(공책을 안가져왔을 때 썼던 걸 잊어버린 거지요). 그리고 그걸 보고 광연이도 함께 했지요. 아주 착실한 우현이입니다.

우현이의 일기가 너무 감동적이서....
일을 미루고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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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 2005-04-01 14:26:33 (7년이상전))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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