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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소래산....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5-04-08 23:20:33 (7년이상전),  조회 : 359
산어린이회의를 무사히 마치고, 결과까지 기록해 방마다 붙이고.
아이들의 분위기에 고조되어 아마 달님이나 저나 좀 흥분한 것 같습니다.
아니 칭찬을 많이 받은 아이들까지 모두 흥분했었던 것 같습니다.
종은이가 앞질러간 걸, 이미 길을 건넜다 생각하고 챙기질 못했고 우린 이미 소래산 입구가 가까워 왔는데 종은이가 보이질 않았지요. 달님은 서둘러 내려가고 저는 입구에서 앉아 기다리는데 찻길을 건너지 못한 종은이는 다시 학교로 되돌아가 아빠에게 전화하고 학교에 거의 도착한 달님에게 전화하고.
종은이 아버님 많이 놀라셨겠어요. 저희가 우선 사과를 드립니다.
하지만 종은이가 어린 줄 알았는데 침착하게(많이 울긴 했겠지만) 학교로 돌아가 전화까지 한 걸 보니 한 편으론 대견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들이길 대부분 채륭이가 앞서가 형들이 따라잡거나, 혜원이 우현이가 뒤에 가서 교사들이 뒤에서 챙기는데, 또 길을 건널 땐 모두 모여 건너는데. 오늘은 종은이가 제일 앞장을 섰다가 건널목을 바꾸는 바람에 뒤쳐지게 됐고, 그런 실수가 일어났지요.
덕분에 학교로 돌아간 달님은 종은이와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보냈고 저는 15명(혜원, 우현이 일찍 돌아가)의 아이들과 소래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왔지요.
웃옷을 벗어제치고 속옷만 입은 영태와 수빈이는 조금도 힘들어하지 않고 제 곁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고, 한동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아무 소리 않고 오르고, 채륭이는 다훈이, 준동이 자령이 광연이랑 다람쥐처럼 제일 먼저 정상에 올랐고 여자 아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주도 지난 번 정상에 올랐던 걸 회상하며 가볍게 산을 타고.
"힘들면 오늘은 중간까지만 갈까?"
하는 저의 말을 받아
"아뇨. 산에 오르면 당연히 정상까지 가야죠"하고 자신있게 대답하던 동현이는 민혁, 지명이랑 정상입구에서 포기했는데, 세희랑 하현이랑 문주는 그 세 명이 어디까지 올라왔나 본다며 산을 내려갔는데 안 돌아와 오랫동안 정상에서 손으로 하는 게임을 하던 우리들은 기다리다 산을 내려왔답니다.
노란 생강나무꽃은 활짝 피었고 양지바른 쪽에 진달래가 몇 송이, 물오른 나무에는 연두빛 싹이 아주 고운 산길이었지요.
길이 하나여서 산에서는 잃어버릴 염려는 없으나 늘 하듯이 다음 장소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다 모이면 다음 약속장소를 정하고, 종은이 때문에 아이들은 오늘 더 신경을 쓰는 눈치였고 아마 앞으로도 종은이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될 수 잇을 것 같아 아무래도 종은이에게 고맙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산을 다 내려와서는 덥기도 하고 산어린이회의의 성과를 다시 추켜세울 겸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기로 했는데, 아이스크림 대신 바나나우유도 먹고 뿌셔뿌셔를 고르기도 하고 자꾸 버릇되면 안되는데 다음부터는 아무래도 학교에서 무얼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싶군요.
4시가 넘어 학교에 돌아오니 달님이 청소를 다해 놓아 모두들 어찌나 기뻐 하는지.
금요일! 어느 새 한 주가 훌쩍 가버렸더군요.

생활간담회 이후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셨기 때문인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자신들의 잘못된 부분에서는 아마 벽에 붙여놓은 회의결정사항이 서로에게 견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주를 기대해 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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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은이네 ( 2005-04-13 00:04:42 (7년이상전)) 댓글쓰기
종은이 그날, 주인 집 개가 쫓아와서 무지 무서웠다고 하더라구요. 학교로 뛰어가는길이 무척 길었다고...달님이 더 놀라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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