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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씨앗을 뿌리다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5-04-06 22:10:39 (7년이상전),  조회 : 495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 봅니다.
혹시 아침햇살이 나가떨어진 건 아니가 혹시 걱정하셨지요?
그건 아니고요. 월말이라 할일이 많았고, 들살이에다 가정방문에다 주말까지 집안일이 막힌 게 좀 있어 뚫고 다니느라 두 주일을 정말 정신없이 보낸 것 같습니다.
어제 푹 쉬었더니 오늘은 예전의 컨디션을 되찾았습니다.

3,4학년들 드디어 꽃씨를 뿌렸고요.
5학년들도 텃밭에 씨를 뿌렸습니다.

3,4학년들은 화원에 가서 배수를 좋게 하기 위해 연탄재를 구해오고 퇴비를 사서 씨앗이 발아하기 좋은 땅을 만들었습니다. 직접 땅에 씨앗을 뿌리기보다는 나중에 모종하는 것이 더 튼튼한 꽃나무로 자라기 때문에 파란 긴 화분을 하나씩 차지해 좋은 땅을 직접 만들어보고 원하는 씨앗을 뿌렸지요. 봉숭아, 코스모스, 채송화, 분꽃,사르비아, 천일홍 등. 대부분은 제가 시골에서 받아놓았던 꽃씨를 이용했고 채송화와 사루비아는 샀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꽃 가꾸는 걸 그렇게 좋아하고 즐거워할 줄은 상상을 못했는데, 착 달라붙어 열심히 일하는 걸 보니 저까지 신이 났습니다. 얼마 있으면 싹이 나느냐, 키는 얼마큼 자라느냐, 무슨 색 꽃이 필까 등을 상상하면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공을 차다 몇 개 부러뜨린 마당 한 가운데의 철쭉도 10그루나 함께 심었습니다. 오늘 제가 사서 심으려고 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사 놓으셨더군요. 조루에 물을 떠오고 나무 하나씩을 들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 끝까지 모두 심고 가는 아이들이 참 기특했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요.

5학년들은 점심시간을 30분이나 앞당겨 제 차를 타고 종묘상회를 갔습니다. 거기서 퇴비도 사고 상추, 치커리, 아욱, 쑥갓, 부추 등 여러가지 채소씨앗을 사고 퇴비도 구했습니다. 소똥, 돼지똥을 발효시킨 퇴비를 처음엔 냄새날까 코를 막던 아이들이 삽으로 밭에 뿌리고 괭이와 쇠스랑으로 뒤집고는 그 자리에 씨앗을 뿌렸답니다. 근데 아이들이 일을 정말 잘해요. 꾀도 안부리고요. 특히 하연이는 삽질을 어찌나 잘하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는 감자심기부터 아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모두 캠코더로 담고 있습니다. 미디어수업시간에 배운 실력으로지요. 다행히 비오기 전 밭일이 모두 끝났고 촉촉하게 봄비 맞은 땅은 우리의 예상보다 더 일찍 싹을 틔우게 될것 같습니다.
종묘상에서는 아저씨가 아이들이 기특하다며 문가에 매달린 꽃씨를 하나씩 선물로 주었습니다. 하연이는 꽃씨를 심어 집에 가져가고 싶다고 해서 3학년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씨앗을 심어 가져갔습니다. 다훈이는 자기도 내일은 꼭 심어서 집으로 가져가겠다고 하네요.

꽃씨에 싹이 나 자라면 마당에 심고 원하는 아이들에게는 분양도 해줄 겁니다. 베란다에 키우도록. 봉숭아는 빈 화분에도 많이 심어 아이들이 여름 내 꽃을 따서 놀게 해줄 작정이구요. 아이들이 심은 채소들은 점심식탁에 오르겠지요.
모종으로 심게 될 고추, 가지 토마토 등은 20일이 지나 심게 됩니다. 절기상으로 곡우가 지나야만 완전히 서리가 내리지 않기 때문이지요. 학교에 오시면 잘 다듬어진 텃밭을 구경하세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 머리도 한 번씩 쓰다듬어 주시고요.

마당엔 미미, 지난 주에 아이들과 심어놓은 토종 노랑 국화와 자주 달개비(일면 물망초), 노랑 상사화 등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의 시골집에서 캐다가 지난 주 주제학습 시간에 심어 놓은 거지요.
주제학습 시간이 부족해 꽃에 대한 이론공부도 더 하고 싶은 욕심이 나나 좋은 땅을 만들어 직접 심어보고 꽃을 기다리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욕심을 버려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르치지 않아도 꽃이 피기까지의 긴 과정을 기다리며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테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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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프로 ( 2005-04-07 10:41:44 (7년이상전)) 댓글쓰기
봄 여름이 기다려집니다. 짜슥들이 버릇없기는 해도 기특한 데도 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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