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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일기(4월 8일)
작성자 : bys6701채송화
  수정 | 삭제
입력 : 2005-04-08 21:56:29 (7년이상전),  조회 : 262
아이들은 오전엔 어린이회의를 하고 오후엔 소래산을 갔나 봅니다. 종은이가 대열에서 빠져 학교엔 달님과 종은이만 남아 있어 조용했습니다. 혜원이와 우현이는 먼저 집에 갔다고 합니다.

각 방 벽에 산어린이 회의 결정사항 들이 아이들 손으로 쓰여 있습니다.
고운말을 쓰자 / 때리지 말자. 욕을 하면 때리게 되므로 욕을 먼저 하지 말자.
청소 시간 잘 청소하자 / 식사시간 큰소리 내지 말고 끼여들지 말고 설거지 스스로 하고 잘 지키지 않으면 강당에서 먹기, "봐주세요"없기랍니다. 재미있지요. /건의사항도 적혀 있구요. 정교한 컴퓨터 글씨라면 대충 훑어 볼텐데. 못쓴 글씨, 틀린 글씨들이 있지만 글을 쓰면서 5학년의 책임과 의무를 느꼈을거라 생각이 되어 앞으로 분위가가 좋아지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달님 말씀으로는 아이들이 회의를 아주 잘했다고 합니다. 동생들이 2시간 동안이나 벌쓴것 마냥 괴로웠답니다.

간식시간 어땠을까요? 평소때보다 목소리가 작아졌지요. 다른 때는 젓가락을 들고 장난치며 이야기를 하면 아슬아슬 위험하기도 했는데....... 점차점차 아이들 목소리가 커집니다. 가만히 계실 아침햇살이 아니시지요. 조용히 일침을 가합니다.
"너희들이 목소리 낮추자 해놓고 큰 소리로 떠들면 어떡해"
동생들 앞에 체면이 있지요. 녀석들 조용해지고 밖으로 나갑니다. 앞으로 산어린회 결정사항 글은 아마도 아이들에게 무서운 경고장이나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산에 갔다와 힘들고 지칠법도 한데, 간식 먹고 다시 힘이 나는지 몸싸움을 하며 놉니다. 특히 하현이, 세희, 동현이, 지명이, 다훈이 자령이지요. 큰방과 수학방, 강당을 오가며 장난이 심합니다. 엊그제 세희 발목을 다칠 뻔 햇는데 그만 해라고 해도 영 먹혀들지 않습니다. 요즘 세희와 하현이가 봄바람에 나풀나풀 나비처럼 마음이 떠 있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처방전이 무엇 있을까요?

서영이는 방에서 굳어버린 훍을 가지고 만지작만지작 하고 있습니다. 외롭게도 보이구요. "서영아, 얘들이 왜 동현이를 쫓아다니냐?"
"원래 애들이 그래, 그런데 동현이 오빠가 변했어.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시샘이 난건지, 또래속에 끼지 못하는게 속이 상하는지 서영이 속마음을 알 수 없어요.

아침햇살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큰아이들은 책을 잘 보지 않습니다. 집에서 제가 아이들에게 하듯이 "공부좀 해라. 책좀 읽어라"라는 말이 목까지 나오다가 그만 들어갑니다. 민혁이, 지명이 동현이 세 녀석들에게 주말에 책을 읽으라고 권해주었더니 집에 읽을 책이 무지 많다고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제 손이 부끄럽게요. 학교에서 책을 읽지 않는데 집에서 녀석들이 읽을까? 생각도 해봅니다만 집에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도 잘 읽고 놀기도 잘 하겠지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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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어 ( 2005-04-11 08:27:4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집에서 책을 읽을 분위기를 만들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어요. 채송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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